금융분쟁의 흐름을 읽는 격월간 브리핑
5월과 6월의 자본시장에서는 주요 대법원 판례와 함께 금융당국의 규제·감독 행보가 두드러졌습니다. <BKL 금융소송 리포트>는 새로 나온 주요 자본시장 관련 판례와 주목할 만한 금융규제 동향을 소개하여 드리며, 보다 상세한 내용은 링크된 각 주제별 소식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I. 새로 나온 주요 자본시장 관련 판례
1. 민사
✓ ABCP 발행·유통자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3다216388 판결)
[사안]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의 발행과 유통을 주관한 금융기관의 책임이 문제된 사례입니다. 이 사안에서 문제된 ABCP의 기초자산은 중국 기업이 지급보증한 해외 회사채였는데, 이러한 지급보증에 필요한 중국 외환관리국(SAFE)에 대한 등록 미완료 위험이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은 채 유통되어, 만기 상환 실패로 투자자가 손해를 입었습니다. 대법원은 위 ABCP의 국내 발행·유통자가 신용평가사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유동화자산 위험을 반영시킬 투자자보호의무를 부담하며, 이 의무는 직접 권유한 상대방뿐 아니라 유통과정에서 매입한 간접 투자자에 대해서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책임은 50%로 제한). 또한 만기 도래 시점을 손해가 현실화된 시점으로 보아 이를 지연손해금 기산일로 삼았습니다(해당 부분 파기환송).
[시사점] ABCP와 같은 구조화 금융상품을 인수하는 금융투자업자는 2·3차 유통 가능성을 고려하여 리스크를 축소·은폐하지 않도록 정보제공·리스크관리 체계를 엄격히 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2. 형사
✓ 리딩방 투자사기를 위한 가짜 사이트도 '금융투자상품시장'인가?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6도459 판결)
[사안] 피고인이 국내 증권사 HTS를 모방한 허위 투자 사이트를 개설하였으나, 주문이 거래소로 전달되지 않아 실제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리딩방 사기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자본시장법 제8조의2 제1항의 '금융투자상품시장'은 실제 매매가 이루어지는 시장에 한정되지 않고, ‘평균적 시장참여자가 매매가 이루어진다고 인식할 만한 외관을 갖춘 시장’까지 포함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외관은 매매기능 구비, 시세 제공 및 거래결과 표시, 외관의 구체성, 참여자의 실제 인식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며, 이에 따라 무허가 금융투자상품시장 개설·운영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파기환송).
[시사점] 가짜 HTS·MTS 투자사기에 자본시장법 위반죄(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 벌금)를 병합 적용할 근거가 마련되어 처벌 수위가 높아지고, 범죄수익 몰수·추징의 실효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입니다.
✓ 장외파생상품(CFD)을 우회 경로로 한 시세조종을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로 처벌할 수 있을까? (대법원 2026. 5. 20. 선고 2025도21859 판결)
[사안] 무등록 투자일임 조직이 투자자 명의의 CFD 계정으로 8개 상장종목을 매집하고 통정매매 등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사안입니다. 원심은 CFD가 장외파생상품이므로 '상장증권 매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구 자본시장법 제176조의 시세조종 대상이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이더라도 직접 매매한 경우로 한정되지 않으며, CFD 주문이 1~2초 내에 실제 주식 매매로 상당 부분 이어진 경우에는 시세조종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시사점] 형식적 상품분류보다 실질적 시장영향을 중시하여 우회적 시세조종의 규제 공백을 메운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업자는 CFD 주문과 기초자산 매매 간 시간적 근접성과 통정매매 징후를 상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 가상자산 차익거래 송금사건의 양벌규정 수범자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5. 14. 선고 2023고단4162 판결)
[사안] 소위 ‘환치기 일당’이 해외 비거주자의 가상자산 매도 대금을 허위 인보이스로 A은행을 통해 해외로 송금한 사안에서, A은행의 지점장이 공모·방조로 유죄가 확정된 후 은행이 양벌규정으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외국환거래법 제31조 양벌규정은 '위반행위의 이익귀속주체가 법인'인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본건의 이익귀속주체는 환치기 일당이므로 적법하게 등록한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인 은행은 그 수범자가 아니라고 보아 전부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시사점] 외국환은행의 형사책임 한계를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다만 1심 단독판결이므로 상급심의 판단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II. 금융규제 동향
1. 입법
✓ 외국환거래법 개정안 본회의 가결 — 가상자산이전업무 등록제 도입 등 (2026. 5. 7.)
개정 외국환거래법은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을 외국환거래법의 규제 대상으로 최초 편입하였습니다. ‘가상자산이전업무’의 정의를 신설하고, 재정경제부 등록제를 도입하였으며(특금법 신고 완료·전산망 연결·시설·전문인력 요건), 무등록 영위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보고·검사·자료공유 대상에 편입하고, 위반으로 취득한 가상자산의 몰수·추징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전문외국환업무를 개편하였습니다.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므로, 가상자산사업자는 시행령 입법예고 내용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등 하위규정 개정안 입법예고 – PG업 관련 (2026. 6. 19.)
2024년 '티메프 미정산 사태'(약 1조 3,000억 원)를 계기로 PG업자의 정산자금 전액에 대한 외부관리를 의무화한 전자금융거래법의 하위규정을 정비하는 것입니다(의견제출 시한: 2026. 7. 29.). 주요 내용으로는 정산자금의 외부관리(예치·신탁·지급보증보험, 비율은 1년차 60%, 2년차 80%, 3년차 100%), 환급절차 및 보호조치 고지, 정산기한 준수의무 예외의 구체화, 자본금 요건 상향(PG업 10억→20억 원), 대주주 변경허가·등록 신설, 분기·반기 공시 및 단계적 제재, PG업 적용범위 예외 등을 담고 있습니다. PG업자는 시행 전에 외부관리 체계, 계약서, 공시체계를 선제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자본시장법 시행령 등 시행 – 자기주식 보유·처분 공시 강화 및 처분 규정 (2026. 6. 30.)
2026. 3. 6. 시행된 개정 상법(자기주식 취득 후 1년 내 소각 원칙)을 하위 자본시장법령에 반영한 것입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공시 대상을 '자기주식을 보유한 모든 상장회사'로 확대하고, 자기주식 대상 교환사채(EB) 발행 규정을 삭제하였으며, 신탁계약 기간 중 처분을 금지하고 종료 시 반환 의무를 반영하였습니다. 또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기주식의 처분기간을 변경(5년 상한)하고, 정규시장 시장매도 방식을 폐지하였습니다. 상장회사는 공시체계 정비, 처분·소각 타임라인 관리, 정관 정비, 자금조달·경영권 방어 전략의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 참고: 제3차 상법 개정에 따른 「자기주식 관련 공시」 강화 등 주요내용 및 시사점 (2026. 3. 31.자 BKL 뉴스레터)
2. 금융감독
✓ [회계감독] 금융감독원, 「2026년 중점심사 회계이슈 사전예고」 발표 (2026. 6. 23.)
금융감독원은 2013년 재무제표 중점심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매년 6월 시의성 있는 회계이슈를 중점심사 회계이슈로 선정하여 공표해 왔습니다. 2026년의 경우, 금융감독원은 상장회사 재무제표에 대한 심사 시 중점 점검할 4가지 회계이슈로 다음을 선정하였습니다:
① 국외 매출·매출채권 회계처리(지정학적 리스크·환율 변동 반영, 기대신용손실의 적정 인식)
② 재고자산 평가손실 인식의 적정성(저가법의 항목별 적용)
③ 투자부동산 회계처리(자가사용부동산과 구분, 공정가치·원가모형의 일관 적용)
④ 충당부채의 인식·측정과 우발부채 공시
금융감독원은 2013년에 재무제표 중점심사 제도를 도입한 후 현재까지 452사를 심사하여 101사(22.3%)에서 위반을 적발하여 왔으며, 2027년에도 위 주제 관련 심사대상회사를 선정하여 중점심사한 후 위반사항 발견 시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입니다.
✓ [감독동향]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미신고 사업자) 관련 규제 동향 (FIU, 2026. 6. 25.)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특금법상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의 이용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였습니다. 현재 FIU에 적법하게 신고된 사업자는 28개사뿐이며, 나머지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행위는 해외사업자를 포함하여 모두 불법입니다.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의 주요 행위유형으로는 ① 미신고 해외거래소 운영, ② 사설환전소의 스테이블코인 원화 매매·교환, ③ SNS를 통한 홍보·알선 레퍼럴(추천자도 형사처벌 대상)이 있으며, 미신고 불법 영업행위에 대하여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FIU는 집중조사(2026. 6. 10.)를 통해 불법 장외거래소 8곳과 해외거래소 4곳 등 12곳을 적발·수사의뢰하여 블랙리스트가 총 40개로 확대되었습니다. 이용자는 거래 전 FIU 홈페이지(www.kofiu.go.kr)에서 신고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