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모바일 OS 및 앱마켓 시장에서의 규제 방향에 관한 논의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미국, 영국 등 해외 주요국의 모바일 앱시장에 관한 보고서가 발간되었습니다. 나아가 독일, 프랑스 경쟁당국은 앱마켓 시장에서 애플의 ATT (App Tracking Transparency)정책의 경쟁제한성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그 주요 내용 및 시사점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I.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의 2023. 2. 9. 모바일 OS 및 모바일 앱마켓 시장에 관한 시장 조사 결과 보고서 및 관련 디지털 경쟁 정책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이하 “JFTC”)는 2023. 2. 9. 모바일 OS 및 모바일 앱마켓 시장에 관한 시장 조사 결과 보고서(Market Study Report on Mobile OS and Mobile App Distribution)를 공개하였습니다.[1]

JFTC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앱 개발자, 장치 제조업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인터뷰, 앱마켓 사업자에 대한 서면 조사, 전문가 인터뷰, 소비자 설문조사 등을 통하여 일본 모바일 OS 및 앱마켓 시장의 경쟁 상황, 해당 시장에서의 경쟁이 앱, 스마트기기 등 인접시장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하였고, 조사 과정에서 호주, 영국 및 EU의 경쟁당국과도 의견을 교환하였다고 합니다.

JFTC는 위 보고서를 통하여, (1) 일본 모바일 OS 및 앱마켓 시장은 구글 안드로이드(53.4%)와 애플 iOS(46.6%)가 양분하고 있는 과점 구조이고, (2) 이러한 과점 구조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모바일 OS의 고착효과(lock-in effect)로 인하여 안드로이드와 iOS 간 소비자 전환이 쉽지 않기 때문이며, (3) 자신의 앱스토어가 아닌 경로로 앱을 내려받지 못하도록 하는 사이드로딩(side-loading) 금지는 경쟁 압력을 더욱 약화시킨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나아가 JFTC는 (1) 앱마켓 사업자들의 이중적 지위(모바일 OS와 앱마켓을 제공함과 동시에, 자체 앱도 다른 앱 개발사의 앱과 경쟁함)에 근거한 배타적인 자사우대(exclusionary self-preferencing)는 경쟁사업자 배제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독점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고, (2) 앱마켓 사업자들이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2] 앱 개발자에게 불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의 높은 가격으로 이어져 소비자후생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며, (3) 앱마켓 사업자들의 사이드로딩 금지 관련해서도 과잉금지의 관점에서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목적의 합리성과 수단의 적절성에 비추어 덜 제한적인 대안이 있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JFTC는 위와 같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1) 경쟁사업자에게 모바일 OS 기능 및 업데이트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할 것, (2) 대체 인앱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고 앱마켓 수수료 관련 앱 개발자의 개별협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할 것, (3) 사이드로딩을 허용할 것, (4)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 및 데이터 이동성(data portability)을 향상할 것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JFTC는 이미 디지털 경쟁 정책에 관하여 디지털시장경쟁본부,[3] 경제산업성과의 협력을 통해 2020. 5. 디지털 경쟁 정책에 대한 「특정 디지털 플랫폼 거래 투명화법(Act on Improvement of Transparency and Fairness in Trading on Specified Digital Platforms)」을 제정하여, 정부가 일반적인 규제 틀을 마련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사업자들의 자발적 이행에 맡기는 한편 사업자들의 이행이 적절한지 여부를 감시하는 방식의 공동 규제 모델을 도입하였습니다. 그리고 디지털시장경쟁본부 또한 2022. 4. 모바일 생태계의 경쟁 평가에 관한 중간 보고서를 발표하였고, 2023. 6. 경 이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앱마켓에 관한 별도의 법률안이 발의될 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II.    미국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관리청의 2023. 2. 1. 모바일 앱 생태계의 경쟁에 관한 보고서

미국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관리청(이하 “NTIA”)은 2023. 2. 1. 모바일 앱 생태계의 경쟁에 관한 보고서(Competition in the Mobile Application Ecosystem)를 공개하였습니다.[4]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도 행정명령을 통하여 모바일 앱 생태계에 대한 조사 및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촉구하였고, 이에 NTIA는 산업계, 시민단체, 학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인터뷰, 공개 의견조회를 통해 수집된 150개가 넘는 의견 등을 조사하여 위 보고서를 작성하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NTIA는 모바일 앱 생태계의 경쟁을 제한하는 두 가지 주요 정책적 문제점을 언급하고 있는데, (1) 애플 및 구글이 관리하는 앱마켓 외부에서의 앱 다운로드가 상당히 제한됨에 따라 혁신가(innovator)들이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크게 제한되는 점과, (2) 애플과 구글이 앱의 동작 방식을 제한하거나, 앱 개발자들로 하여금 느리고 불투명한 검토 절차(review process)를 거치게 하는 등 장애(hurdle)를 둠으로써 앱 개발자들이 소비자를 두고 경쟁하는 것을 제한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NTIA는 앱마켓 사업자들의 일부 운용 정책은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관점에서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경쟁적인 환경에서도 실현 가능하다는 지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NTIA는 모바일 앱 생태계의 경쟁 회복 방안으로 다음의 조치를 취할 것을 권장하였습니다.

III.    영국 경쟁시장청의 모바일 생태계에 관한 2022. 6. 10. 시장 조사 최종 보고서

위 보고서들에 앞서, 영국 경쟁시장청(이하 “CMA”)도 2022. 6. 10. 모바일 생태계에 관한 시장 조사 최종 보고서(Mobile Ecosystems Market Study Final Report)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5]

CMA는 모바일 OS, 앱마켓 및 웹 브라우저와 같은 모바일 생태계에 대한 조사 결과 앱마켓사업자들의 과점 및 사이드로딩 금지 정책은 주요 게이트웨이(gateway)에서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CMA는 동 보고서에서, 개인정보보호를 담당하는 영국 규제당국인 정보위원회(Information Commissioner’s Office, ICO)와 개인정보보호와 경쟁정책 이슈를 긴밀히 협의하였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앱마켓 사업자들이 도입한 개인정보보호 정책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타 앱사업자에게는 앱마켓 사업자들 자신의 앱에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아키텍처 디자인 및 언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6] 그리고 이러한 구현 방식의 차이점은 사용자 선택을 왜곡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애플에게 유리하게 경기장을 기울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하여, CMA는 앱마켓 사업자들의 개인정보나 보안을 위한 정책도 경쟁을 침해하지 않아야, 즉 ‘경쟁 중립성(competition neutral)’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였습니다. 

IV.    독일 연방카르텔청 및 프랑스 경쟁청의 애플 ATT 정책 관련 조사

독일 미디어 및 기술 협회들의 신고에 따라, 독일 연방카르텔청(Bundeskartellamt)은 2022. 6. 14. 애플의 ATT 정책에 대한 조사를 착수하여 진행 중입니다. 애플의 ATT 정책은 사용자의 동의 없이 앱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광고나 데이터 분석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정책입니다. 다만 타사 앱들은 사용자에게 동의를 묻는 ATT 관련 팝업창을 띄우며 ATT 정책을 준수해야 하는 반면, 애플 자체 앱은 ATT 관련 팝업창 없이 데이터공유 및 앱 내에서 맞춤형 광고를 하는 것이 제한되지 않습니다. 

Andreas Mundt 연방카르텔청장은 동 조사에 대해 “애플은 iOS 앱마켓 독점 사업자로서 앱마켓 생태계에서 일방적으로 규칙을 설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 애플의 ATT 정책이 제3자에게는 적용되지만 애플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경쟁제한성 우려가 있다.” 고 언급하였습니다. 

프랑스 경쟁청(Autorité de la concurrence)도 유사한 관점에서 애플의 ATT 정책에 관하여 조사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V.    결론 및 시사점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모바일 생태계에서의 경쟁 보호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등 다양한 규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정보보호 정책의 경쟁제한성에 대한 정책 집행에 있어서 해외 논의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 https://www.jftc.go.jp/en/pressreleases/yearly-2023/February/230209.html
2. 앱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하여, (i) 구글은 대부분의 앱 개발자들은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으며, 수수료를 지불하는 대부분의 앱 개발자들은 15% 이하의 수수료를 지불한다고 항변하였고, (ii) 애플은 앱스토어를 출시할 당시 다른 많은 소프트웨어 판매자들은 30%를 초과하는 수수료를 부과하여 자신의 수수료율이 과하지 않음을 항변하였습니다. 
3. 디지털시장경쟁본부는 내각에 설치된 총리 직속기관으로서 총리 및 관계 장관들로 구성되어 다양한 영역과 연계되어 있는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 대한 규제 정책을 다루고 있습니다. 
4. https://ntia.gov/category/mobile-app-competition
5. https://www.gov.uk/cma-cases/mobile-ecosystems-market-study
6. “However, Apple has implemented different choice architecture design and language in this prompt to the ones it uses for its own apps, even though they serve similar purpo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