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 연휴 직후인 3월 4일 화요일에, 국내 최초로 대체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 ATS)인 넥스트레이드(NXT)가 정식으로 출범하면서 기존 한국거래소(KRX) 중심의 단일 거래소 체제가 개편될 전망입니다. 자본시장법상 다자간매매체결회사에 해당하는 대체거래소는 정규 KRX 외에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해 매수자와 매도자를 집중시켜 매매를 체결시키는 거래 시설을 포괄적으로 의미합니다. 이번 도입은 국내 자본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I. 대체거래소 도입 배경
국내 주식시장은 1956년부터 한국거래소(KRX)가 독점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금융 당국은 거래 비용 인하, 투자자 편의성 증대, 글로벌 트렌드 반영, 궁극적으로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대체거래소 도입을 추진해 왔습니다.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대체거래소 도입 근거가 마련됐지만 실제 설립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대체거래소는 해외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3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30여 개의 대체거래소, 여기에 대형 증권사가 직접 매매자를 연결하는 다크풀까지 포함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정규 거래소와 대체거래소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져 가고 있으며, 일본도 기존 거래소와 대체거래소가 공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범 초기에는 대형 주식과 ETF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점진적으로 대상 종목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II.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인한 주요 변경사항
1. 거래 시간 확대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의 도입으로 거래시간이 5시간 30분 증가됩니다.
기존: 오전 9시 ~ 오후 3시 30분
변경: 오전 8시 ~ 오후 8시(12시간 운영)
한편, 공시시간은 기존의 오전 7시 30분에서 오후 6시까지 변동 없이 동일합니다.
2. 거래비용 절감
대체거래소는 KRX에 비하여 20~40% 저렴한 체결수수료를 부과하여 투자자 부담을 경감합니다.
3. 신규 호가 유형 도입
중간가 호가: 각 시장의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가로 지정가 주문이 접수되어 주문 체결가능성이 제고됩니다.
스톱지정가 호가: 시세가 특정가격인 스톱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로 호가를 제출하여 시장가격 변동과 연계하여 손절매·분할매수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4. 증권사 최선집행의무 도입
투자자가 거래시장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 내부적으로 마련한 최선집행 기준에 따라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의 거래시장에서 주문을 집행하기 위하여 자동주문전송시스템인 SOR(Smart Order Routing) 시스템을 구축하고 투자자 주문의 최선집행의 자동화를 구현합니다.
III. 대체거래소 도입에 따른 주요 이슈
1. 시장 구조 변화 및 경쟁 심화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인해 기존 KRX의 독점적 지위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저렴한 수수료 등을 이유로 투자자들이 대체거래소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2. 공시 관련 이슈
공시가 가능한 시간 이후에도 주식의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대체거래소에서도 주식의 거래가 가능한 상장법인의 경우에는 공시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권상장법인들은 직접적으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우려를 피하고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한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주식시장이 종료한 오후 3시 이후에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이를 오후 6시 이전에 공시하는 방법을 이용하였습니다. 그러나, 대체거래소가 도입되고, 사유발생 당일에 공시해야 하는 사항에 대한 공시는 오후 6시까지 완료해야 하므로, 이제부터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결정에 대한 내부통제에 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한국거래소 공시담당 부서에서도 이러한 유의사항을 상장회사에게 배포한 바 있습니다.
3. 유동성 분산 및 시장 단편화
대체거래소 등장으로 기존 한국거래소에 집중되었던 유동성이 분산될 가능성 있습니다. 이 경우 주식의 호가 스프레드(매수·매도 가격 차이) 확대, 체결 지연, 유동성 저하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최적의 체결 가격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거래소에서 거래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울러 넥스트레이드(NXT)는 아직 선물 및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 거래를 지원하지 않고 있어 대체거래소의 등장으로 주식 거래량이 대체거래소와 한국거래소로 분산되는 반면, 대체거래소에서는 아직 선물·옵션 거래가 지원되지 않습니다.
즉, 선물·옵션 거래가 가능한 시간이 아님에도 대체거래소를 통해 주식현물의 거래가 가능하므로, 선물·옵션 거래의 참가자들은 현물과 선물·옵션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Arbitrage) 제한될 수 있고, 그 결과 현물과 파생상품 가격 간 괴리가 확대되어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