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L Legal Update

2026.05.27
가상자산 차익거래 송금 사건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양벌규정의 실질적 수범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2026. 5. 14. 선고 2023고단4162 판결)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은행에 대하여 전부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차익거래 송금 사건에서 외국환거래법상 양벌규정에 따라 은행이 처벌받을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 사안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가상자산 재정거래 과정에서 은행을 이용하여 해외로 자금을 송금한 행위도 그 실질이 외국환은행의 외환송금 기능과 동일하면 무등록 외국환업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도12420 판결). 이와 같은 판례 흐름 속에서,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차익거래의 운영자와 그 송금을 처리한 금융기관의 책임을 구별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I. 사실관계 및 사건의 개요

  • 환치기 일당 B, C, D, E, F 등은 (i) 해외 비거주자로부터 가상자산을 전송받아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하고, (ii) 그 매도대금을 위 비거주자가 지정한 해외 법인 계좌로 송금하고자 하였습니다. 
  • 이들은 외국환업무 등록을 하지 않고,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실제 수입 사실이 없음에도 허위 인보이스 등을 증빙으로 A은행 B지점을 통해 외환을 송금하였습니다.
  • A은행 B지점의 지점장은 위 거래가 무등록 외국환업무 및 허위 물품 수입대금 가장송금임을 알면서 허위 인보이스를 받아 외환 송금 업무를 지시하여 무등록 외국환업무 공모 및 미신고 자본거래 방조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확정되었습니다.
  • 이후 지점장의 사용인인 A은행이 외국환거래법상 양벌규정을 근거로 별도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II. 법적 쟁점 및 판결의 결과

  • 적법하게 등록된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인 은행이 사용인(지점장)의 무등록 외국환업무 공동정범 행위나 미신고 자본거래 방조 행위에 대하여 외국환거래법 제31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 재판부는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A은행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III. 법원 판단의 요지 

1. 관련 법리

외국환거래법 제31조 양벌규정은 사용인의 위반행위가 있으면 법인을 자동으로 처벌하는 규정이 아니라, '위반행위의 이익귀속주체(업무주)가 법인인 경우' 그 법인을 처벌하는 규정이라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대법원 2005. 12. 22. 선고 2003도3984 판결,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8401 판결,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20도13266 판결 등). 


2.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서 무등록 외국환업무 및 미신고 자본거래의 본범, 즉 위반행위의 이익귀속주체는 환치기 일당 B, C, D, E, F 또는 이들이 이용한 페이퍼컴퍼니이고, A은행은 적법하게 등록한 외국환업무취급기관으로서 벌칙조항의 수범자 자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B지점장이 위 본범에 대한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이고 A은행이 그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양벌규정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IV. 판결의 의미 및 시사점

최근 대법원 2025. 9. 4. 선고 2024도16540 판결 및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도12420 판결은 가상자산 차익거래 과정에서 무역대금을 가장한 외환송금 행위 자체를 환치기 일당의 '무등록 외국환업무'로 의율하는 법리를 정립하였습니다. 특히 대법원 2024도12420 판결은 은행을 통한 송금이라는 형식에도 불구하고, 거래 구조의 실질이 외국환은행의 외환송금 기능과 동일한지 여부를 중심으로 무등록 외국환업무 해당성을 판단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가상자산 차익거래 송금에 동원된 외국환은행이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처벌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처음으로 판단한 사례입니다. 양벌규정의 적용대상은 ‘위반행위의 업무주가 법인’인 경우 그 법인에 한정되고, 벌칙조항의 수범자가 아닌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의 사용자에게 책임을 확장할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의 양벌규정 법리(대법원 2020도13266 판결 등)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에 엄격하게 적용하여 무죄를 도출한 판결로서, 외국환은행의 형사책임 한계를 명확히 하였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본 판결은 1심 단독판결이고 검찰 항소 가능성이 있어, 상급심에서의 판단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외국환은행이 어떠한 사안에 대하여 외국환거래법 제31조(양벌규정)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더라도 외국환거래법 제10조상의 확인 의무와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및 관리의무 등, 특금법상 의심거래보고(STR) 및 고객확인(CDD/EDD) 의무 등의 준수 여부 및 위반에 따른 제재는 별도로 검토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외국환은행으로서는 외국환거래법상의 확인의무를 철저히 준수하고 제반 법령상 요건에 부합하도록 가상자산 연계 외국환거래에 대한 상시 점검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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