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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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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단의 대출실행의무와 신탁회사의 책임준공의무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책임준공확약에 따른 신탁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된 사안에서, 대주단이 신탁계약에서 정한 대출실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이상 신탁회사에게만 책임준공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는 이유로 대주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7. 23. 선고 2025가합10627 판결). 최근 책임준공 미이행 관련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대주단 승소 판결이 이어져 온 흐름과 결론을 달리한 사례입니다.


I.    판결 요약

1.    사건 개요

시행사와 시공사, 대주단 및 피고(신탁회사)는 2021. 12. 21.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 신축·분양사업에 관하여 시행사를 위탁자, 피고를 수탁자, 대주단을 대출기관 겸 우선수익자로 하는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대주단은 같은 날 총 560억 원(Tranche A 400억 원 연 4.5%, Tranche B 90억 원 연 6%, Tranche C 70억 원 연 10%) 한도의 대출약정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대주단에게 별도의 책임준공이행확약서를 교부하였습니다.

신탁계약 특약사항 및 위 확약서에 의하면, 시공사가 최초인출일로부터 33개월 내에 책임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피고가 그로부터 6개월 내(최초인출일로부터 39개월)에 동일한 내용의 책임준공의무를 이행하여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대주에게 발생한 손해(대출원리금 및 연체이자)를 배상하되 그 의무와 책임은 신탁재산의 범위 내로 제한되지 아니한다고 정해져 있었습니다.

분양 부진으로 필수사업비가 부족해지자 대주단은 2024. 3.경 이후 공사비 지급을 위한 대출금 인출을 중단하였고, 약정금액 560억 원 중 약 302억 원만 실행된 상태에서 2024. 7. 8. 기한이익 상실이 통보되었습니다. 피고는 2024. 8. 6. 책임준공의무 이행을 위하여 미인출 잔여 한도대출금의 인출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였고, 그 후 신탁부동산에 관한 공매가 수차례 유찰되는 사이 이 사건 사업은 2024. 8.경 지상 4층 시공 중 중단되었습니다.

원고(Tranche C 대주)는 자신의 약정금 70억 원 전액을 실행하였음을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책임준공의무 위반에 따른 대출원금 70억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였습니다.


2.    법적 쟁점

①    책임준공확약에 따른 손해배상약정이 자본시장법상 금지되는 손실보전·이익보장 또는 지급보증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
②    위 손해배상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는지 여부
③    대주단이 약정 대출금 전액을 실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신탁회사에게 책임준공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


3.    법원의 판단

(1)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무효라는 주장 – 배척
(2)    손해배상액의 예정 해당 여부 – 인정
(3)    그럼에도 청구를 기각한 이유 – 대주단의 대출실행의무 위반과 형평

법원은 아래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는 피고에게 책임준공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판단 요소

구체적 내용

대주단의 의무

신탁특약상 대주단은 560억 원 한도의 대출을 실행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수탁자가 판단하여 요청하는 경우 대출조건에 불구하고 대출금 전액을 실행하여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아 수탁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함

조항의 취지

시공사의 책임준공의무 위반 시 신탁회사가 무거운 책임을 지고 시공사 교체로 공사비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여, 대주도 약속한 대출을 모두 실행하도록 함으로써 당사자 사이의 균형과 형평을 맞추려는 것

후순위 대주의 지위

후순위 대주가 자신의 몫을 전액 실행하였더라도 선순위 대주의 거부로 일부만 실행된 이상 위 특약의 요건 미충족. 후순위 대주는 고율의 이자를 얻는 대신 채권 미회수 위험을 인수한 것으로 봄

대리금융기관 조항

대주단의 모든 의사표시는 대리금융기관이 단독으로 하고 그 의사는 대주 전원의 의사로 간주되므로, 기한이익 상실에 반대한 원고도 상실 통지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함

이행 가능성

250억 원이 넘는 잔여 대출이 실행되지 않아 완공 가능성이 소멸하였고, 대주단은 공매 요청 → 유찰 → 책임준공 요구 → 재차 공매 요청으로 일관성 없이 행동하여 완공을 더 어렵게 함

결 론

시공사 교체로 공사비 증가가 명백한 상황에서 잔여 대출을 실행하지 않은 채 피고의 자금만으로 책임준공의무 이행을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에 다름 아니므로 심히 형평에 반함

 

II.    그 동안 판결의 전체적 흐름

2025년 이후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는 대주단 승소 판결이 이어져 왔습니다. 

신탁회사가 제기해 온 주요 항변에 대한 종래 하급심의 경향과 이번 판결의 판단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탁회사의 주요 항변

종래 하급심의 경향

이번 판결

자본시장법상 손실보전· 지급보증에 해당하여 무효

대체로 배척

배척(설령 지급보증에 해당하더라도 단속규정에 불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니고 배상범위는 실손해에 한정

대체로 배척

배척(대출원리금 및 연체이자로 특정된 손해배상액의 예정)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른 감액

대체로 배척

별도로 판단하지 않음

대주단의 협력의무·대출실행의무 위반

사안에 따라 엇갈림

인용(청구 기각의 직접적 근거)

 

III.    이번 판결의 의미 및 실무적 시사점

이번 판결은 쟁점 약정의 효력과 배상범위에 관하여는 종래 하급심의 흐름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대주단이 스스로 부담하는 대출실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들어 청구 기각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계약 문언과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크게 의존하는 판단이고, 제1심 판결로서 원고가 항소하여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이므로 일반화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은 신규 수주가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실무의 관심은 새로운 계약의 조항 설계보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업장의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있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번 판결의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보유 사업장별 대주단 의무 조항의 점검

이번 판결에서 청구 기각의 근거가 된 것은 ‘수탁자가 판단하여 요청하는 경우 대주단은 대출조건에 불구하고 대출금 전액을 실행하여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아 수탁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한다’는 신탁특약 조항이었습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조항은 상당수의 책임준공형 사업장에서 사용되어 온 것으로 보이므로, 보유 사업장 전체를 대상으로 해당 조항의 존부와 문언(특히 대출약정상 채무불이행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도 실행의무가 유지되는지, 수탁자의 요청 방식과 요건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을 확인하여 형평 항변이 가능한 사업장과 그렇지 않은 사업장을 분류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우발채무의 실질적 규모를 가늠하는 기초자료가 됩니다.


2.    책임준공기한이 남아 있는 사업장 – 지금 확보해 두어야 할 기록

공정 부진이나 자금 부족이 확인되는 시점에 필요한 자금의 규모와 조건, 해당 자금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책임준공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서면으로 요청하고 그 회신을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아울러 시공사 교체권 등 신탁계약상 부여된 권한을 실제로 행사하거나 최소한 검토한 경위를 남겨 두는 것도 수탁자로서 가능한 조치를 다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3.    기한이 도과하였거나 분쟁이 진행 중인 사업장

이미 소송이 제기되었거나 제기가 예상되는 사업장에서는 대주단의 대출 미실행 경위, 공매 요청과 책임준공 요구가 벙행되거나 번복된 경위, 신탁회사의 자금조달 협조 및 기한 연장 요청과 그에 대한 대주단의 대응을 정리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4.    대주단 의사결정 구조의 확인

이번 판결은 대리금융기관의 의사표시를 대주 전원의 의사로 간주하는 조항을 근거로, 기한이익 상실에 반대하였던 후순위 대주도 그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대주단 내부의 의견이 갈렸던 사업장에서는 위 조항의 존부와 대리금융기관의 통지 경위를 함께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5.    합의, 소송 전략의 활용과 한계

이번 판결은 유사한 조항과 경위를 갖춘 사업장에서 협상의 지렛대가 될 수 있으나, 사업장별 사실관계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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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동수 변호사, 윤정노 변호사, 최철민 변호사, 서동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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