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취지
주택건설·분양·임대업을 영위하는 법인이 내부 업무지침에 따라 분양계약 등을 해약한 계약자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한 경우, 그 면제 대상이 분양대금을 납입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자들이고 위약금 면제로 법인과 분양해지자들 간의 사업관계가 단절된다면, 그 면제는 사업관계자와의 친목을 두텁게 하여 거래관계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없음. 따라서 그 면제액은 구 법인세법(2022. 12. 31. 법률 제191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의 접대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접대비에서 제외하여 손금에 산입하여야 함.
II. 사안의 개요
청구법인은 주택건설·분양·임대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시행사인 자회사들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시공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청구법인은 2020년과 2022년에 주택 등을 분양·임대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152건의 해약이 발생하였습니다. 청구법인은 그중 121건에 대해서는 위약금을 정상적으로 수취하여 잡이익으로 계상하였으나, 31건에 대해서는 위약금을 수취하지 않았습니다.
청구법인이 위약금을 면제한 사유는 계약자의 임차인 자격요건 불충족, 계약금·중도금 대출 불가, 대체계약자 주선 등이었습니다. 청구법인은 내부 업무지침(영업관리팀 업무절차서)에 이러한 위약금 감면 사유를 미리 규정해 두고 있었습니다.
인천지방국세청은 청구법인의 2020~2023사업연도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조사청은 위약금 미수취 31건 중 청구법인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6건에 대해서는 면제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25건의 면제액(이하 "쟁점위약금")은 정당한 사유 없이 면제한 것으로서 접대비에 해당한다고 보아 시부인계산을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처분청은 2025. 3. 11. 접대비 한도초과액을 손금불산입하여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습니다. 이 고지에는 자회사들에 대한 배당금·공사대금 지연회수 및 무상 지급보증에 따른 부당행위계산부인 과세분도 함께 포함되어 있었으며, 청구법인은 이에 불복하여 심판청구를 제기하였습니다.
III. 결정의 요지
본건 쟁점은 청구법인이 분양해지자들에게 쟁점위약금을 면제한 것이 법인세법상 접대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이에 대해 조세심판원은, 접대비란 법인이 사업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 가운데 상대방이 사업에 관련 있는 자들이고 지출의 목적이 사업관계자들과의 친목을 두텁게 하여 거래관계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하는 데 있는 것을 말한다고 전제한 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쟁점위약금 면제액을 접대비로 보아 한도초과액을 손금불산입한 처분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첫째, 청구법인이 쟁점위약금을 면제한 대상은 분양해지자들 중 분양대금을 납입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사람들입니다.
둘째, 쟁점위약금을 면제함에 따라 청구법인과 분양해지자들 간의 사업관계는 단절됩니다. 따라서 쟁점위약금 면제의 목적이 분양해지자들과의 친목을 두텁게 하거나 거래관계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셋째, 청구법인은 사업 경험 등을 바탕으로 회수 가능성, 경제적 합리성, 거래관행 등을 고려하여 내부 업무지침에 위약금 면제 사유를 규정하였습니다. 그 지침은 청구법인의 귀책사유 외에도 사회통념 및 상관행 또는 영업관리 차원에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쟁점위약금의 면제가 내부 업무지침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IV. Note
본 결정은 법인이 채권(위약금)을 포기·면제한 경우 이를 곧바로 접대비로 볼 것이 아니라, 접대비의 요건인 '상대방'과 '목적'을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처분청은 사업관계자에는 장래 사업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있는 자도 포함된다는 이유로 분양해지자들을 잠재 고객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조세심판원은 해약과 위약금 면제로 사업관계가 단절된다는 점에 주목하여 그 면제를 관계 유지를 위한 지출이 아니라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을 정리하는 처분으로 보았습니다. 즉, 채권 포기라는 외형이 아니라 거래의 경제적 실질에 따라 접대비 해당 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처분청은 대출 불가 등으로 인한 해약은 전적으로 계약자의 귀책사유이므로 위약금을 청구하면 족하고, 이를 포기하는 것은 경제적 합리성이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조세심판원은 귀책사유의 소재보다는 상대방의 객관적인 납입 능력, 사업관계의 단절 여부, 그리고 사전에 마련된 내부 기준에 따른 면제인지를 중심으로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청구법인이 다른 다수의 해약 건에서는 위약금을 정상적으로 수취하였다는 점도 면제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선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정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본 결정의 핵심 논거는 면제 대상자의 납입 불능이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면제로 거래관계가 종료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사업자로서는 위약금 감면 사유를 내부규정으로 미리 마련해 두고, 그 감면 사유를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자료를 갖추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법인세법 개정으로 2024. 1. 1.부터 '접대비'의 명칭이 '기업업무추진비'로 변경되었으나, 그 구조와 내용은 동일하므로 본 결정의 법리는 현행법에서도 참고가 될 수 있겠습니다.
저자: 안현국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