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배경
최근 캘리포니아 Gavin Newsom 주지사는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전력 수요 확대와 전력망 수용능력 제약 등이 주요 정책 현안으로 대두됨에 따라 2026년 9월 21일 데이터센터의 전력·용수 사용, 관련 인프라 비용 부담, 환경·토지이용 등을 규율하는 7개 법안에 서명하였습니다.1 이번 법안은 사업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지역사회가 해당 사업의 경제적·환경적 영향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의 공개와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대규모 전력·용수 수요로 추가적인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 경우 이에 수반되는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데이터센터가 전력망 증설·개선 비용을 부담하고 주정부의 에너지 조달 요건을 준수하도록 하는 한편, 신규 청정에너지 공급 확대에도 기여하도록 하였습니다. 용수 부문에서도 신규 데이터센터의 용수 사용량·공급계획·이용효율·가뭄 대응계획을 공개하고, 용수 공급을 위해 추가 시설이 필요한 경우 관련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였습니다.
같은 날 EU 집행위원회도 향후 5~7년간 역내 데이터센터 용량을 3배로 확대한다는 정책 방향 아래, 500kW를 초과하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용수 사용, 폐열 활용, 청정에너지 공급 및 전력망 상황에 따른 전력 사용 조정 능력 등을 평가하는 공통 지속가능성 등급제를 제안하였습니다. 아울러 데이터센터가 일정 수준 이상의 에너지·자원 효율을 갖추도록 하는 최소 성능기준 도입을 위한 의견수렴에도 착수하였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EU 모두 AI 인프라 확대에 수반되는 전력·용수 부담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본격적으로 정비하고 있습니다.
II. 주요 내용
1. 전력망·요금체계 및 인프라 비용 부담 강화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전력수요에 따른 송·배전 및 전력조달 비용을 사업자가 분담하도록 하고, 계통접속 등에 따른 비용이 일반 전력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요금체계를 마련하였습니다.
- 전력망 비용 분담을 위한 요금체계 검토(SB 1168): 캘리포니아 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가 데이터센터의 송·배전 및 추가 전력조달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력수요에 상응하여 데이터센터가 분담하도록 하는 요금체계를 검토하고, 일반 주거용 전력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도록 함.
- 구체적인 요금·계통접속 제도 마련(SB 886): CPUC가 데이터센터의 계통접속과 소매 전력서비스 등에 관한 구체적인 요금제를 마련하고, 데이터센터의 접속 과정에서 발생한 좌초비용이나 미회수 비용이 일반 전력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도록 함.
- 송·배전 및 발전 요금제 도입(AB 2383): 각 전력회사가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송·배전 및 발전 서비스의 별도 요금제를 마련하도록 함.
2. 용수·에너지 등 자원 사용정보 공개 및 관리 강화
용수·에너지 사용 현황과 향후 수요를 지방정부 및 주정부가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제출 의무를 확대하고, 인프라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였습니다.
- 용수공급 계획 및 인프라 비용 부담(AB 2469):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또는 최대 용수 사용량을 증가시키는 증설사업에 대해 수자원 공급평가 및 물 부족 대응계획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사업에 필요한 용수 공급·처리·저장·배수 등 인프라 개선비용을 사업자가 전액 부담하도록 함.
- 에너지·운영정보 정기 보고(AB 1577):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시설 위치·규모, 전력사용효율, 에너지 소비량, 자체발전 및 연료 사용량 등 에너지·시설 관련 정보를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CEC)에 보고하도록 하고, 인허가 신청 시에는 예상 연간 에너지 소비량 및 운영에 따른 소음 수준 등을 지방정부에 제출하도록 함.
- 용수 사용량의 사전 추정 및 실제 사용량 보고(AB 2619): 데이터센터가 최초 사업허가 등을 신청하기 전에 예상 용수 사용량, 용수원 및 최대 일·월간·연간 용수 사용량을 사전에 제출하도록 하고, 허가 갱신 시에는 직전 연도의 실제 용수 사용량(전체 용수 및 직접 사용량)을 보고하도록 함. 아울러 지방정부의 수급계획 수립 시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용수사용자의 수요를 반영하도록 함.
3. 환경 심사 강화 및 일정 요건 충족 시 인허가 관련 절차 신속화(SB 887)
캘리포니아 환경품질법(California Environmental Quality Act, CEQA)상 포괄적인 환경심사 면제를 제한하는 한편, 높은 수준의 에너지·용수 및 지역사회 보호 요건을 충족하는 사업에는 별도의 절차 간소화 혜택을 부여하도록 하였습니다.
- 환경품질법상 환경심사 면제 제한: 데이터센터의 개발·운영사업에 대해 CEQA상 범주별 면제(categorical exemption)2를 적용할 수 없도록 하여 데이터센터 사업 관련 환경심사 업무를 확대함.
- 환경선도개발사업 인증을 통한 절차 간소화: 일정 요건 충족을 인증한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해 주지사가 환경선도개발사업으로 인증할 수 있도록 하여 CEQA 관련 절차의 간소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함.
- 청정에너지 조달 및 전력저장 요건: 주내 화석연료 소비를 증가시키지 않아야 하며, 예상 최대전력수요의 100%를 최소 4시간 공급할 수 있는 무탄소 에너지저장설비를 구축해야 함. 또한 가능한 범위에서 사업장 내 무탄소 발전설비를 활용하고, 운영 개시 후 5년 이내 시간대별 전력수요의 100%를 무탄소 전원으로 충당하되 그중 75%는 신규 개발 전원으로 조달하도록 함.
- 온실가스 영향 관리: 온실가스 배출 영향을 정량화하고 감축·완화하도록 함.
4. EU 성능 중심 규제와의 비교
EU 역시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자원 부담을 관리하고 있으나 캘리포니아주와는 규제 방식과 정책적 초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EU는 데이터센터 전체 에너지 사용량을 IT 장비의 에너지 사용량으로 나누어 전력효율을 나타내는 전력사용효율(Power Usage Effectiveness), IT 장비의 에너지 사용량 대비 용수 사용량을 나타내는 물사용효율(Water Usage Effectiveness), 전체 에너지 소비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재생에너지계수(Renewable Energy Factor) 등을 주요 지속가능성 지표로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지표에 최소 기준을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즉, EU는 에너지·용수 등 데이터센터 자체의 자원효율을 측정·공개하고 이를 향후 최소 성능기준으로 구체화하는 데 중점을 두는 반면, 캘리포니아주는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전력·용수 수요로 추가 발생하는 인프라 비용과 지역사회 부담을 사업자가 직접 부담·관리하도록 하는 데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III. 시사점
종합적으로 이번 캘리포니아주의 규제 강화는 데이터센터 사업의 경쟁력이 단순한 부지·설비 확보를 넘어 전력·용수의 안정적인 조달, 관련 인프라 비용, 인허가 대응 역량 및 자원효율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사업 수행 역량에 따라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은 단순한 규제 준수 차원을 넘어 투자 의사결정과 사업운영 전반에 관련 규제요인을 선제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전력·용수 관련 비용과 일정 변수를 데이터센터 투자 타당성 검토의 핵심 항목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법안에 따라 전력망 보강과 용수 인프라 개선에 필요한 비용을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부담할 수 있는 만큼, 토지 매입비와 건설비만으로는 사업의 실질적인 투자비용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향후 캘리포니아에서 데이터센터 구축을 검토하는 우리 기업은 부지 선정 단계부터 계통접속 가능성, 청정에너지 조달 여건, 용수 확보 가능성, 추가 인프라 투자비 및 이에 따른 사업 지연 가능성을 함께 반영하여 총사업비와 투자수익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초기 투자비가 낮더라도 전력·용수 인프라 부담이 큰 부지는 장기적으로 투자매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입지 경쟁력을 단순한 토지가격이 아니라 인프라 확충비용과 구축기간까지 포함한 총비용 관점에서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계약 체결 시 입법을 반영한 검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1) 전력망 보강비, 조달비 등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이용요금 등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지 정하고, (2) 인허가 및 계통접속 지연, 고객의 이용량 축소 등 다양한 상황 발생에 따라 사업이 지연되거나 수요가 줄면 어떻게 정산할지 고려해야 하는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위험 분담에 관한 사항을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지역별 규제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EU는 에너지·용수 효율을 정량적으로 측정·공개하고 향후 최소 성능기준으로 연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는 대규모 전력·용수 수요에 따른 인프라 부담과 비용을 사업자가 관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규제 방식에는 차이가 있으나 실제 사업자가 관리해야 하는 정보는 전력·용수 사용량, 에너지효율, 청정에너지 조달 현황, 계통 보강 필요성 및 관련 비용 등 상당 부분 중첩됩니다. 이에 우리 기업은 각 지역의 규제 변화에 사후적으로 개별 대응하기보다, 이러한 핵심 지표를 일관된 기준으로 축적·관리하고 투자 및 운영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공통 데이터 관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2027년 3월 시행 예정인 우리나라의 AI데이터센터 특별법은 비수도권 인허가 간소화, 전력계통영향평가 특례 등을 규율하고 있을 뿐 캘리포니아주나 EU와 같은 방식의 규정은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국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도 향후 유사한 정책 논의에 대비하여 전력, 용수 사용자료의 신뢰성, 단계별 수요 예측, 인프라 비용의 배분 및 지역사회와의 소통체계를 미리 점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는 캘리포니아주나 EU와 같은 규제가 우리나라에 도입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 아니라, 장기 인프라 투자에서 규제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차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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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B 1577: 데이터센터 보고의무, (2) AB 2383: 전력 및 데이터센터, (3) AB 2469: 데이터센터 용수 사용 공개, (4) AB 2619: 수자원 및 데이터센터, (5) SB 886: 「캘리포니아 기술혁신 및 전기요금 납부자 보호법」, (6) SB 887: 「캘리포니아 환경품질법(CEQA)」상 환경선도개발사업, 데이터센터 및 지열발전사업 관련 규정, (7) SB 1168: 데이터센터 요금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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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주별 면제(categorical exemption):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사전에 판단된 일정한 유형의 사업에 대해 캘리포니아 환경품질법(California Environmental Quality Act) 적용을 면제함.
저자: 강일 변호사, 윤주호 변호사, 한창완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