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25. 11. 「하도급대금 지급안정성 강화 대책」(이하 "대책")을 발표한 이후 건설업을 비롯한 하도급현장에서 하도급대금이 적시에 지급될 수 있도록 조직·법·제도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공정위와 한국하도급법학회는 2026. 9. 중순 ‘하도급대금 지급안정성 강화’라는 주제로 공동으로 학술대회(이하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그 진행현황을 점검하고 개선과제를 함께 논의하였습니다. 한편, 공정위는 조사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2026. 10. 1.자로 237명을 증원하는 2차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관련하여 최근 하도급정책 동향 및 주요 집행 방향을 살펴보겠습니다.
I. 건설하도급 전담조직 신설
공정위는 2026. 10. 1.부터 종전 하도급조사과를 제조하도급조사과와 건설하도급조사팀으로 나누고, 건설하도급조사팀이 건설ㆍ용역 분야에 관한 조사 계획의 수립ㆍ시행, 조사 기법의 개발, 불공정 하도급거래 신고센터의 운영 등을 맡도록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건설하도급조사팀이 건설ㆍ용역 분야를, 제조하도급조사과가 제조ㆍ수리 분야를, 신산업하도급조사과가 로봇ㆍ센서, 소프트웨어 등 신산업 분야를, 기술유용조사과가 기술유용 분야를 전담하게 됩니다.
건설하도급조사팀의 신설 배경에는 2025년 하도급거래 실태조사 결과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학술대회에서는 실태조사 결과가 다루어졌는데, 건설업종의 하도급대금 미수령 경험이 7.8%로 제조업종(2.0%)·용역업종(3.4%)의 2배 이상이고, 법정기일을 초과하여 대금을 받은 비율도 12.9%로 가장 높았으며, 지급보증을 하지 않은 원사업자의 59.2%가 '상대방과 합의'를 이유로 답변하였습니다. 향후 공정위는 이를 참고하여 건설 원사업자의 지급보증·지급기일·직불 이행을 조사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II. 지급보증 의무의 확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개정으로 2026. 8. 11.부터 건설위탁의 지급보증 면제사유가 축소되었는데, 구체적으로 직접지급합의와 하도급대금지급관리시스템 이용이 제외되고 공사대금 1천만 원 이하의 소액공사만 면제사유로 남게 되었습니다.
대책 발표 당시부터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지급보증서 교부의무가 언급되어 왔는데, 학술대회에서는 현행법이 보증 가입 의무만 정하고 있어 수급사업자가 보증 사실을 알지 못해 보증금을 청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다시 한번 지적되었습니다. 살펴보건대 현재도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5항은 원∙수급사업자간 보증에 대해 보증서 교부에 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에 있어서만큼은 원사업자에게 지급보증서 교부의무를 좀 더 명확히 하여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재 건설위탁에만 존재하는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를 제조・수리・용역 등 다른 위탁으로 넓히는 방안에 관한 논의도 있었습니다. 특히 조선업은 건설업처럼 선투입·후정산, 장기 프로젝트의 특성이 강하고 주요 조선사가 생산공정의 70~80%를 하도급에 의존한다는 점이 지목되었습니다.
면제사유 축소와 지급보증서 교부의무 모두 대책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향후 지급보증서 교부의무 도입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III. 수급사업자의 정보요청권 신설
수급사업자는 원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원도급대금의 지급시기·금액, 자금집행순서, 압류 현황을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수급사업자가 발주자를 상대로 법령상 직접지급을 요청할 요건을 갖추었더라도, 정작 직접지급 청구를 실효적으로 진행하는 데 있어 필요한 정보를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이에 관한 대책으로 수급사업자에게 발주자와 원사업자 사이의 계약에 관한 정보를 요청할 권리, 즉 정보요청권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학술대회에서는 정보요청권 도입의 필요성, 제공될 정보의 범위∙한계(정당한 사유) 및 방식 등에 관한 세부 논의가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관련 정보요청 대상에는 원가정보 등 원사업자·발주자의 영업비밀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정보의 범위를 직접지급에 필요한 사항으로 한정하고 영업비밀은 제외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필요최소한의 정보 접근권으로서 KISCON 등 공적 정보플랫폼 활용을 비롯한 정보 제공 방식에 관한 제언도 있었습니다. 정보요청권의 필요성과 범위를 염두에 두고 입법 추이를 챙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IV.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의 확대
하도급지킴이 등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은 현재 공공 건설공사에 도입되어 건설산업기본법 등을 통해 그 사용이 의무화되어 있는데, 공정위는 대책에서 공공 하도급거래(건설·제조·용역 등)와 민간 건설공사까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기관들과의 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학술대회에서는 이를 좀 더 구체화하여 [공공분야의 제조・수리・용역 부분] → [민간분야의 건설 부분] → [민간분야의 제조・수리・용역 부분]으로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향이 제시되었습니다. 시스템을 이용하면 대금의 지급기일·금액·수단이 전산 기록으로 관리되므로, 하도급대금, 자재・장비비, 노무비, 선급금・기성금・준공금 등 자금집행 절차의 전산 통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V. 공정위의 자료제출의무 확대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이 손해의 증명, 손해액 산정 및 법 위반행위 증명을 위하여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면 공정위가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공정거래법·하도급법 개정안이 2026. 8. 20. 국회를 통과하였고, 2027. 9. 시행될 예정입니다. 학술대회에서도 피해기업의 권리 구제를 강화하기 위하여 공정위가 법원에 자료를 적극 제출하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므로, 향후 공정위의 법원에 대한 자료 제출 실무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정위는 지난 8월 법위반 억지력 확보를 목적으로 「하도급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에 관한 고시」를 개정∙시행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 부과기준율과 부과기준금액을 상향하고 중대성 정도를 세분화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정액과징금의 경우 과거에는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기준표 산정점수 1.4점 미만)로 평가받으면 부과기준금액이 4천만원~2억원이었는데, 2026. 8. 4. 시행일 이후부터는 이를 세분화하여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 가운데서도 기준표 산정점수가 1.2점 미만인 경우에는 부과기준금액을 4천만원~10억원으로, 1.2점 이상 1.4점 미만인 경우에는 부과기준금액을 10억원~15억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였습니다. 아울러 과거 5년간 1회 위반 전력만으로도 최대 50%, 위반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과징금이 가중되도록 가중 상한을 대폭 강화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하도급법 분야 동향을 고려할 때, 관련 분야 법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부터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저자: 김홍기 변호사, 손승호 변호사, 김영석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