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26년 8월 4일 「2026년 하반기 주요업무 추진계획」(이하 "업무보고")을 보고하였는데, 공정거래 관련 법령상 2026년 상반기 집행의 성과와 하반기에 추진할 제도 개선 방향 등이 논의되었습니다. 금번 업무보고 중 특히 하도급 분야와 관련하여 눈여겨 볼만한 사항에 관해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그 시사점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I. 하도급법상 규제 강화 및 조사 확대
공정위는 업무보고에서 기술탈취 및 산업안전비용 전가와 같은 고질적인 갑질 행위를 규제하겠다고 강조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기술보호감시관, 익명제보센터, 신고포상금제도와 같은 감시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고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술탈취 근절을 위한 각종 대책을 발표하고 관련 내용을 이행하여 왔습니다. 구체적으로 공정위는 (i) 제5기 기술심사자문위원회를 재편하여 40명 규모로 확충하였고, (ii) 기술탈취 담당 조사 인력을 14명으로 증원하는 한편, 공언한대로 SI업종을 비롯하여 여러 업종에 대해 직권조사를 수시로 실시해 나가고 있습니다. 업무보고를 계기로 이러한 기술탈취 규제 강화 기조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사료됩니다.
한편, 공정위는 업무보고에서 올해 초에도 언급한 바 있는 산업재해 빈발 분야의 안전관리 비용 · 책임 전가 행위를 엄정 제재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는 한편, 조선, 플랜트, 전력 등 국가기반산업을 특정하면서 관련 분야의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공언하였습니다. 관련 분야의 하도급거래 관계에 대해서는 더욱 유의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II. 하도급법상 대금 지급 의무 강화
공정위는 수급사업자가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안정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위하여 "3중 보호장치"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i) 지급보증의무 확대, (ii) 발주자 직접지급의 실효성 제고, (iii) 전자지급시스템 활성화가 그 내용입니다. 이 중 (i) 지급보증의무 확대는 건설위탁 분야에 적용되는 사항으로 당장 2026. 8. 11. 시행될 예정인데, 기존 지급보증의무의 예외사유 중 "1천만 원 이하 소액공사"만 남기고 다른 예외사유(발주자 직접지급 합의, 전자대금지급시스템 사용)를 모두 불인정하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건설 분야에서 특히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공정위는 업무보고에서 하도급대금 지급기한을 현재 60일에서 "합리적인 수준"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최근 다수의 건설사와 신속한 대금 지급, 유보금 폐지, 부당특약 시정, 연동제 정착 및 비상시기 납품단가 신속 조정 등이 포함된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하도급법상 대금 지급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전방위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각 회사는 수급사업자에 대한 대금 지급이 하도급법이 정한 기한 내에 이루어지도록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III. 수급사업자의 협상력 강화
공정위는 업무보고에서 수급사업자의 단체구성권을 명문화하고 단체협상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종전에 개별 수급사업자와 진행하던 협의가 수급사업자 단체를 상대로 이루어지게 되어 협상력과 협상 방식 등이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추후 관련 개정사항을 유의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공정위는 2026. 1. 29. 익명제보센터 운영 강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수급사업자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민원 제기를 익명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사업자는 자신에 대한 제보가 누적되지 않도록 보다 면밀히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수급사업자와의 분쟁이 사건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협의 창구와 조기 해결 절차를 사전에 마련하고 정비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공정위는 하도급협약 이행평가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직권조사 면제를 받은 회사도 제보에 따른 공정위 조사는 거부할 수 없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기에 관련 사항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공정위는 최근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피해구제 수단으로 동의의결 제를 적극 활용하고도 있는바, 관련 분쟁이 발생한 경우 해당 절차를 통한 분쟁해결을 모색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IV. 불공정거래 피해구제 체계의 선진화
공정위는 업무보고에서 불공정거래 피해자의 신속한 피해 회복을 위하여 (i) 피해자의 소송 지원을 위한 기금을 신설하고, (ii)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하여 분쟁조정을 확대하며, (iii) 손해배상소송에서 공정위 자료의 활용을 활성화하고, (iv) 소비자단체소송에 예방적 금지청구를 도입하는 등 피해구제 체계를 선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국고로 환수한 과징금 등을 활용하여 기금을 조성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감정‧자문제도 도입 및 집단분쟁조정 확대 등을 담은 분쟁조정통합법 제정을 공언하였습니다. 나아가 공정위 직무담당자의 비밀엄수의무를 면제하고, 법원명령 시 공정위 처분 관련 자료를 소송에 제출하도록 하여 피해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자료제출명령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하여 결과적으로 피해기업의 입증부담을 경감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공정위가 계속 추진해 오고 있는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전문가사실조사, 당사자신문, 자료보전명령 등)와도 관련된 사항으로 추후 관련 입법 동향을 관심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V. 하도급법 규제 및 집행 강화
공정위는 업무보고에서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하기 위하여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공정위는 그 일환으로 「하도급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에 관한 고시」를 일부 개정한다고 발표하였는데(2026. 8. 4.), 그 주요 내용은 (i) 부과기준율 및 부과기준금액 상향, (ii) 반복적 법 위반에 대한 가중 수준 상향, (iii) 조사 협조 감경 제한적으로 인정을 그 골자로 합니다. 이에 따르면 동일한 하도급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과거보다 사실상 과징금 수준이 대폭 상향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향후 하도급법 집행 주체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위는 업무보고 당시 광역지방정부에 소위 ‘갑을 3법’(하도급·가맹·대리점)에 대한 조사·처분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광역지방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규제 권한을 갖게 될 것인지는 추후 입법 동향을 살펴보아야 겠지만, 서면 발급 여부, 대금 지급 여부와 같이 상대적으로 단순한 사항에 대한 조사 권한는 부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르면 하도급법의 집행 주체가 더욱 다양해져, 수범자 입장에 있는 기업들은 부담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VI. 시사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정위의 금번 업무보고와 최근 조사 경향을 보면, 하도급 분야 전반에서 규제와 집행이 강화되는 추세임을 일관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사 측면에서는 기술보호감시관·익명제보센터 등을 통하여 신고에 의존하지 않고 조사 단서를 확보하는 체계를 갖추는 한편, 조사대상 산업에 대해서도 산업재해 빈발 분야와 더불어 조선·플랜트·전력 등 국가기반산업 등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제재 측면에서는 고시 개정을 통해 과징금 부과기준을 이미 상향하였고, 집행 측면에서는 광역지방정부로 집행 주체를 확대하려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더불어 원사업자의 지위에 있는 사업자들 모두는 최근까지도 빈번하게 적발되고 있는 하도급법 위반사항을 방지하기 위해 (i)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법정 서면 교부와 비밀유지계약 체결 절차가 준수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ii) 하도급대금이 법정 기한 내에 지급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특히 건설위탁의 경우 개정 하도급법이 2026. 8. 11. 시행됨에 따라 지급보증의무 확대 등 개정사항이 당장 실무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개정사항은 시행일 이후 최초로 체결하거나 갱신하는 하도급계약부터 적용되므로, 개별 계약의 체결·갱신시 더욱 유의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 김홍기 변호사, 손승호 변호사, 김영석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