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개요: 방산수출 확대에 따른 제도 정비
최근 방산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출 이후의 정비, 수리부속 공급, 기술지원, 현지 운용지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방산기업이 수리부속을 보다 신속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일부 절차를 완화하는 한편, 방위산업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경우에는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법 시행령 및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은 2026년 6월 23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였고,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방위산업기술 보호법 개정은 2026년 6월 9일 법률 제21768호로 공포되었고, 2026년 12월 10일부터 시행됩니다.
II. 주요 개정 내용
1. 수리부속 수출허가 면제기간 확대
방위사업법 시행령 제68조 개정안은 이미 방위사업청장의 허가를 받아 수출한 방산물자와 관련하여, 그 수리부속을 다시 수출하는 경우 수출허가 면제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동일한 물품을 허가일부터 2년 이내에 동일한 최종사용자에게 수출하는 경우가 중심이었으나, 개정안은 수출한 방산물자의 수리부속을 허가일부터 5년 이내에 동일한 최종사용자에게 수출하는 경우를 수출허가 면제대상에 추가하고 있습니다. 단, 어떤 품목이 “수리부속”에 해당하는지는 방위사업청장이 정하는 세부기준에 따라 판단됩니다.
이는 해외에 수출된 무기체계의 정비와 후속군수지원을 보다 원활하게 하려는 조치입니다. 방산수출에서는 최초 납품뿐만 아니라, 이후 수년간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하고 장비 가동률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개정은 이러한 수출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기술이전 승인절차도 일부 간소화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 시행령 제16조 개정안은 국가 등이 소유한 개발성과물의 기술이전 승인기간을 기존 2개월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수출한 방산물자의 수리부속을 동일한 최종사용자에게 수출하는 경우에는 기술보유기관이 일정한 검토를 거쳐 기술이전 승인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수리부속 수출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자료, 정비자료, 제조·검사 관련 정보의 이전 절차를 보다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 유의할 점은, 절차가 간소화되었다고 해서 기술이전 관리가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업은 어떤 자료가 제공되는지, 해당 자료가 국가 소유 개발성과물인지, 방위산업기술에 해당하는지, 승인 또는 자체승인 절차가 필요한지를 여전히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3. 방산기술 해외 유출에 대한 처벌 강화
반면 개정된 방위산업기술 보호법 제21조는 방산기술 유출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방위산업기술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되게 할 목적”이 있는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삼았으나, 개정 조항은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방위산업기술을 유출하거나 침해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구성요건을 바꾸고 있습니다. 또한 법정형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및 20억 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및 65억 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됩니다.
이는 해외 기술유출 사건에서 “외국 사용 목적”을 입증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보완하고, 방위산업기술 보호를 보다 엄격하게 하려는 취지입니다.
III. 수출통제, 기술이전, 기술보호의 연계성
1. 부품 수출만의 문제가 아님
이번 개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방산수출, 기술이전, 기술보호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해외에 수출한 장비의 수리부속을 다시 공급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업은 먼저 방위사업법상 수출허가 면제대상인지 검토해야 합니다. 그러나 부품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정비도면, 기술매뉴얼, 시험자료, 소프트웨어, 교육자료 등을 함께 제공한다면 기술이전 승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료가 방위산업기술에 해당한다면 방위산업기술 보호법상 보안조치와 유출책임도 함께 문제됩니다.
즉, “부품 수출”로 보이는 거래라도 실제로는 물품 수출 + 기술자료 제공 + 방산기술 보호가 동시에 문제될 수 있습니다.
2. 수출허가 면제가 기술이전 허용을 의미하지는 않음
수리부속 수출허가가 면제되는 경우에도, 관련 기술자료 제공이 자동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비매뉴얼, 설계도면, 시험절차서, 교육자료, 원격 기술지원 등은 경우에 따라 별도의 기술이전 승인 또는 자체승인 검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수출허가 면제여부만 확인하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해당 거래에 어떤 기술정보가 같이 이전되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IV. 기업 유의사항 및 시사점
1. 방산기업이 유의해야 할 사항
방산기업은 이번 개정을 계기로 다음 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수리부속 수출 시 해당 품목이 정말로 개정안상 “수리부속”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 관련 부품, 성능개량용 부품, 신규 구성품이 모두 수리부속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둘째, 동일한 최종사용자에게 수출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개정안은 동일한 최종사용자, 특히 수입국 정부가 최종사용자인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계약상 구매자, 납품처, 운용기관, 현지 정비업체가 누구인지 명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셋째, 부품 수출과 함께 기술자료가 제공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정비매뉴얼, 도면, 시험절차서, 교육자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원격 기술지원도 경우에 따라 기술이전 대상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넷째, 해외 고객사, 현지 파트너, MRO 업체, 합작법인, 외국인 임직원에게 기술자료 접근권한을 부여하는 경우에는 내부 승인과 기록관리가 필요합니다.
다섯째, 수출계약서에는 최종사용자 제한, 재수출·재이전 금지, 기술자료 사용 제한, 보안의무, 사고 발생 시 통지의무, 하도급자 준수의무를 명확히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실무상 시사점
이번 개정은 방산기업에게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수리부속 수출과 관련 기술이전 절차가 빨라지면, 해외 고객에 대한 정비지원과 후속군수지원이 보다 원활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K-방산의 신뢰도와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기술보호 책임은 더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수출허가 면제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해당 거래에 기술자료 제공이 포함되는지, 기술이전 승인 또는 자체승인이 필요한지, 방위산업기술 보호조치가 충분한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앞으로의 방산수출 실무에서는 “빠른 수출”과 “엄격한 기술관리”를 동시에 달성하는 내부통제 체계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방산기업은 수출, 기술, 보안, 법무 부서가 함께 거래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