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취지
완전모회사가 보유하던 완전자회사 간에 무증자 흡수합병이 이루어진 경우, 합병으로 소멸하는 피합병법인 주식의 세무상 장부가액(취득가액)은 합병신주로 대체됨 없이 소멸하므로 그 가액만큼 모회사의 순자산이 감소하여 법인세법 제19조의 손금에 해당하고, 그 손금은 권리의무확정주의에 따라 합병등기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에 귀속됨. 한편 무증자합병 시 합병법인 주식 장부가액에 피합병법인 주식 취득가액을 가산하도록 한 2024. 2. 29. 개정 법인세법 시행령 제72조 제5항 제1호의3은 그 시행일 전에 이루어진 무증자합병에는 적용되지 아니함.
II. 사안의 개요

청구법인(완전모회사)은 완전자회사인 ㈜B와 ㈜C를 모두 100% 보유하고 있었는데, 2021. 11. 1. ㈜B가 ㈜C를 무증자 흡수합병(이하 "쟁점합병")하였습니다.
쟁점합병은 합병신주가 발행되지 않는 무증자합병이었고, 청구법인은 별도의 세무조정 없이 피합병법인 ㈜C 지분의 장부가액을 차감한 뒤 그 금액을 합병법인 ㈜B 지분의 장부가액에 가산하는 회계처리를 하였습니다.
이후 청구법인은 쟁점합병으로 소멸한 ㈜C 주식의 장부가액이 법인세법상 손금에 해당한다고 보아 2021사업연도 법인세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제기하였으나, 처분청은 2024. 3. 25. 이를 거부하였고, 청구법인이 이에 불복하여 2024. 3. 25. 심판청구를 제기하였습니다.
III. 결정의 요지
본건 쟁점은 완전자회사 간 무증자 흡수합병 시 소멸한 피합병법인 주식의 장부가액이 합병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에 완전모회사의 손금으로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이에 대해 조세심판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청구법인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첫째, 완전자회사 간 합병 시 모회사가 보유한 피합병법인 주식의 손금산입 여부는 법인세법상 주식의 취득·보유·처분 및 합병 관련 규정에 따라 판단하되, 명시되지 않은 사안은 손금에 관한 일반규정인 법인세법 제19조에 따라 판단됩니다. 무증자합병의 경우 합병신주의 교부가 일어나지 않고 피합병법인 주식이 신주로 대체됨 없이 소멸하므로, 모회사 입장에서 합병구주에 해당하는 장부가액만큼 순자산 감소가 발생하여 손익이 확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합병구주의 가액(피합병법인 주식 취득가액)은 법인세법 제19조의 손금에 해당합니다.
둘째, 무증자합병으로 주식을 교부받지 못한 피합병법인 주주가 합병법인 주주라는 이유만으로 피합병법인 주식가액을 합병법인 주식가액에 가산할 법령상 근거는 없으므로, 이를 가산하여 증액하는 것은 임의평가증에 해당하여 법인세법상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처분청은 그러한 증액이 자산의 대체라는 의견이나, 합병법인의 주식 수에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그 장부가액을 증가시키는 것을 평가(임의평가증)가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셋째, 2024. 2. 29. 대통령령 제34266호로 개정된 법인세법 시행령 제72조 제5항에 해당 규정을 신설한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합니다. 무증자합병의 경우 신주 발행이 없어 같은 조 제2항 제5호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합병법인 주식을 평가(증액)할 근거가 없고, 그 결과 피합병법인 주식의 장부가액이 법인세법 제19조 손비의 일반원칙에 따라 손금으로 처리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신설 규정은 바로 이러한 결과를 정책적 목적에서 방지하기 위해 합병법인 주식 장부가액에 피합병법인 주식 장부가액을 가산할 수 있는 근거를 비로소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곧 신설 규정 시행 전에는 그러한 가산의 근거가 없어 피합병법인 주식 장부가액이 손금에 해당하였음을 의미합니다.
IV. NOTE
본 결정은 완전자회사 간 무증자 흡수합병 시 피합병법인 주식 장부가액의 손금 인정 문제에 관하여 납세자에게 유리한 입장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자본잠식 상태의 피합병법인에 한하여 손금처리를 인정하는 듯한 해석(기획재정부 법인세제과-12, 2024. 1. 4.)을 내놓았으나, 본 결정은 피합병법인의 자본잠식 여부와 무관하게 무증자합병으로 주식이 소멸하면 법인세법 제19조 손비의 일반원칙에 따라 손금이 확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손익의 귀속시기가 자산의 재무상태가 아니라 권리·의무의 확정 시점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권리의무확정주의에 충실한 판단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본 결정은 2024. 2. 29. 대통령령 제34266호로 개정된 법인세법 시행령 제72조 제5항의 성격에 관하여, 이를 창설적 규정으로 보아야 한다는 청구법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개정세법 설명자료에 '명확화'로 기재되어 있더라도, 해당 규정이 기존에 존재하던 과세공백을 정책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비로소 신설된 것이라면 이는 확인적 규정이 아니라 창설적 규정에 해당하고, 따라서 그 시행일 전에 이루어진 무증자합병에는 소급하여 적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다만, 본 결정의 핵심 논거는 '법인세법 시행령 제72조 제5항 시행 전에는 합병법인 주식에 피합병법인 주식을 가산할 근거가 없었다'는 데 있으므로, 그 실익은 원칙적으로 2024. 2. 29. 시행령 개정 시행일 전에 이루어진 무증자합병에 한정됩니다. 시행일 이후의 무증자합병은 신설된 시행령 제72조 제5항 제1호의3에 따라 피합병법인 주식의 취득가액이 합병법인 주식 장부가액에 가산됩니다.
따라서 완전자회사 간 무증자 흡수합병을 한 법인으로서 합병 시점이 2024. 2. 29. 이전인 경우에는, 본 결정 취지에 따라 피합병법인 주식 장부가액 상당액을 손금에 산입하는 경정청구를 할 실익이 있고, 개별 사안에서의 합병 시점·적격 여부·세무상 장부가액 구성 등에 대한 구체적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