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L의 통상전략혁신 허브(Trade Strategy and Innovation Hub, “TSI Hub”)는 새로운 통상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의 혁신적인 대응 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TSI Hub는 중요한 통상 현안에 관한 통찰력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I. 개요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1월 26일 한국이 작년 한미 간 합의한 대미 투자 약속을 실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상호관세 대상 품목에 대한 관세율을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1
위 발언 이후 한국 정부는 합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국회에 계류 중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대미투자특별법”) 논의가 재개되며, 법안 처리 일정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언급 배경, 국회에 계류 중인 대미투자특별법의 현황을 정리하고, 향후 한미 통상 관계의 전개 과정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구조적 변수와 쟁점을 살펴봅니다.
II. 주요 내용
1.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언급과 배경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2025년 7월 30일 한미 양국이 ‘Great Deal’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같은 해 10월 29일 방한 시 해당 조건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합의에 따라 한국은 전략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행하고,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설정하였습니다.2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가 해당 합의를 아직 입법화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를 이유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대미 투자 이행이 단기간 내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배경에는 정치적 판단을 넘어 제도적·경제적 제약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작년 11월 14일 서명한 ‘한미투자 양해각서(MOU)’에서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집행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조선 분야 1,500억 달러 투자와 연 200억달러 한도 내의 향후 10년간 2,000억 달러 투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MOU에 따르면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투자위원회가 투자처를 추천하면 미국 대통령이 승인하는 의사결정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후 실제 집행은 단순한 행정 결정이 아닌 프로젝트 관리 위원회(Project Management Committee)를 중심으로 통상·재정 당국이 관여하는 다층적 의사결정 구조를 거쳐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 대상의 상업적 타당성과 법적 정합성이 함께 검토되도록 설계되어 있어, 단기간 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3
나아가 최근 6개월간 원화는 달러 대비 약 7% 하락하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하였으며, 3,5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출은 원화 약세를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4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외신과의 인터뷰(Bloomberg)에서 대미 투자 첫 번째 해인 금년의 투자 집행 시기는 상반기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 한국 국회의 역할과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현황
이러한 제약 요인 속에서, 막대한 대미 투자 규모 조달, 비대칭적인 투자승인 구조 등을 이유로 한국 정치권은 대미 투자를 관장하는 국내 제도를 마련하고자 했고, 그 결과 2025년 이후 국회에는 한미 간 합의된 대규모 대미 투자 이행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 총 6건이 발의되어 소관 상임위원회(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회부되어 심사 단계에 있습니다.5 이 중 5건은 2025년에 발의되었으며, 추가로 2026년 1월 27일 1건의 법안이 새롭게 발의되었습니다.
국회에 제출된 6개 법안은 공통적으로 ① 한미 간 합의된 전략적 투자를 법률상 정의하고, ② 이를 총괄·기획·집행하기 위한 한시적 전담 기구를 설치하며, ③ 대미 투자 재원을 관리·운용하기 위한 전용 기금 또는 이에 준하는 재원 운용 체계를 마련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법안은 대규모 대외 투자가 재정과 외환시장,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하여 투자 집행 과정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와 국회에 대한 보고 장치를 함께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가집니다.6
다만 국회에 대한 통제 방식에 있어서는 법안별로 차이가 나타나고 있으며, 국회 보고 중심의 사후 통제 구조부터 투자 결정 또는 집행 단계에서의 사전 동의 또는 단계별 보고를 요구하는 방식까지 다양한 설계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법안 간 조정이 필요한 쟁점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현재 관련 법안들은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단계에 계류 중입니다.7
3. 디지털·비관세 규제, 대법원 판결 등 다른 통상 현안과 연계 및 단기적 외교 통상 대응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언급이 국회 입법 지연 외에도, 디지털·비관세 규제 등 진행 중인 통상 현안 전반과 맞물려 제기되었을 가능성이 함께 지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한국에서 활동 중인 미국 IT 기업에 대한 규제 및 조사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최근 쿠팡(Coupang) 관련 사안이 양국 간 통상 관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8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와 관련된 법적 권한을 둘러싸고 미 연방대법원의 판단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 역시 대미 투자 이행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한국 정부가 합의 이행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 집행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는 배경으로 이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언급 이후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외교·통상 대응에 착수했습니다. 대통령실은 한미 합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통상 및 산업 분야 고위 인사들이 미국 상무부 및 무역대표부(USTR)와의 협의를 위해 방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9 시장 측면에서는 발표 직후 원화 약세와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었고, 특히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비중이 큰 품목인 만큼 관세 인상 시 완성차 및 부품 업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10
III. 시사점
과거부터 통상협정의 이행 여부는 한미 통상관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왔습니다. 미국의 통상압박이 본격화되던 1990년대, 워싱턴 정가에서는 “한국은 약속한 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이 떠돌아다녔습니다. 미국의 강력한 통상압박 때문에 합의문에 서명은 했지만, 이행은 지연시키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생각을 한국 공무원 사회가 가지고 있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21세기 들어와 한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부상하고, 한국이 적극적으로 외국과의 무역협상에 나서서 시장을 개척하면서, “합의 따로, 이행 따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행되지 않는 합의는 협상 그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국가의 신뢰도를 손상시키는 자해행위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원상회복 발언은 한국에게는 유감입니다. 작년 11월 공동 설명자료(Joint Fact Sheet)에서 한미가 합의한 것은 대미 투자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시점에 미국은 한국에 대한 관세를 소급해서 11월부터 인하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11월 말 국회에 다수의 대미 투자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고, 미국은 관세를 소급 인하했습니다. 높은 관세를 무기로 상대에게 대미 투자를 이끌어 낸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새해가 시작되었는데, 아직 한국으로부터 투자처 선정 등 본격적인 움직임이 없는 것에 불만을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협정 위반은 아니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대미 투자 협정 체결 과정에서 한국이 모델로 삼은 일본의 경우, 작년 7월 총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하고 한국과 유사한 MOU를 체결했고, 투자처 선정에서 한국보다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은 별도의 의회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후속 절차가 진행되어, 2025년 12월 중 첫 프로젝트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사안은 합의 이행을 둘러싼 절차와 속도에 대한 인식 차이가 확인되는 국면으로 이해됩니다. 미국은 관세를 무기로 활용해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대규모 대외 투자가 국내 입법 절차와 외환시장 여건, 투자 집행의 법적 구조를 전제로 추진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하고 있는 만큼, 해당 권한의 범위를 둘러싼 미 연방대법원의 판단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도 투자 이행 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만약 연방 대법원에서 “패소” 판결이 나올 경우, Plan B를 동원해서 계속 고관세 카드를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국의 대미 투자를 재촉하고 기정사실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국면은 관세율 조정 여부를 넘어 관세라는 통상정책 수단, 대규모 전략 투자 이행, 국내 제도 절차, 그리고 미국 내 법적 판단 일정이 맞물려 전개되고 있는 상황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단기적인 관세 변동 가능성과 함께 이러한 제도적·정책적 변수들이 향후 통상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IV. 참고: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 주요 내용 비교
|
발의자
/ 제안일
|
입법 목적
|
핵심 내용
|
|
김병기의원 등 20인
/ 2025. 11. 26.
|
한미 전략투자 이행 제도화
|
-
전략투자 정의: 대미 2,000억+조선 1,500억 달러
-
추진체계: 공사 운영위·산업부 사업관리위·한미 협의위
-
전담기구/재원: 한미전략투자공사(20년, 3조원)+전용기금
-
국회 감독: 기금 운용 사후 보고(연 1회)
|
|
홍기원의원 등 20인
/ 2025. 12. 5.
|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이행 제도화
|
-
전략투자 정의: 대미투자 2,000억+조선협력투자 1,500억 달러
-
추진체계(집행구조): 공사 운영위(재경부)·산업부 사업관리위·한미 협의위
-
전담기구/재원: 한미전략투자공사(20년, 3조원)+전용기금(정부·한은 위탁자산)
-
국회 감독: 대규모 투자 사전보고+중대 변경 시 추가 보고·영향평가
|
|
진성준의원 등 12인
/ 2025. 12. 11.
|
한미 전략적 투자 이행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
|
-
전략투자 정의: 대미투자 2,000억+조선협력투자 1,500억 달러
-
추진체계(집행구조): 공사 운영위·산업부 사업관리위·한미 협의위
-
전담기구/재원: 한미전략투자공사(20년, 3조원)+전용기금(정부·한은 위탁자산)
-
국회 감독: 투자결정 사전 동의+기금 운용 연례 보고
|
|
박성훈의원 등 13인
/ 2025. 12. 22.
|
대미 전략투자에 대한 국회의 사전 통제 강화
|
-
전략투자 정의: 대미투자 2,000억+조선협력투자 1,500억 달러
-
추진체계(집행구조): 공사 운영위·산업부 사업관리위·한미 협의위
-
전담기구/재원: 한미전략투자공사(20년, 3조원)+전용기금(정부·한은 위탁자산)
-
국회 감독: 사업 제안·추진 모두 국회 사전 동의+협의 결과 보고
|
|
안도걸의원 등 10인
/ 2025. 12. 23.
|
대미 전략투자 전 과정에 대한 국회의 실질적 감독 강화
|
-
전략투자 정의: 대미투자 2,000억+조선협력투자 1,500억 달러
-
추진체계(집행구조): 공사 운영위·공사 사업관리위·한미 협의위
-
전담기구/재원: 한미전략투자공사(20년, 5조원)+전용기금
-
국회 감독: 금액·자산 규모별 사전 보고·동의+정기·분기 보고
|
|
정일영의원 등 10인
/ 2026. 1. 27.
|
전략적 투자 전 과정(기획–집행–회수–종료)에 대한 종합 관리
|
-
전략투자 정의: 대미투자 2,000억+조선협력투자 1,500억 달러
-
추진체계(의사결정): 운영위(총괄·집행)+사업관리위(사전검토)+한미협의위
-
관리·통제 장치: 성과목표 설정·평가+투자금 회수·지분처분 절차 명문화
-
국회 감독: 기금 연 2회 보고+위원회별 연례 상세보고(선정·금액·평가)
|
- Truth Social (2026.1.27). 원문 링크.
- 한미 정상회담 주요 성과 및 공동 설명자료 주요 합의 사항은 당 법무법인의 2025.10.31.일자 및 2025.11.20.일자 TSI Insight 참고 바랍니다.
- Reuters (2026.1.27). “Explainer: Why has President Trump threatened to raise US tariffs on South Korea again?”.
- 직전 각주와 동일.
- Reuters (2026.1.27). “South Korea reassures on US investment pledge after Trump threatens to hike tariffs”.
- 노컷뉴스 (2026.1.27). “트럼프 지목 대미투자법 5개 법안, 결정적 차이는?” 및 각 법안 원문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노컷뉴스 (2026.1.27). “트럼프 지목 대미투자법 5개 법안, 결정적 차이는?” 및 경향신문 (2026.1.27). “민주당 “대미투자특별법 2월말~3월초 통과”···트럼프 관세 압박에 논의 가속도”.
- 연합뉴스 (2026.1.27). “트럼프, 관세 압박…美 대법 판결 전 '500조 투자' 못박기인가(종합)”.
- 산업통상부 (2026.1.27). “(참고자료)미 관세인상 발표, 산업부 총력 대응”.
- 글로벌 이코노믹 (2026.1.27). “트럼프 관세 카드 재점화…대미 수출 50% 의존 한국 완성차 후폭풍 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