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사례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이하 “BKL”)은 제일사료(원고)를 대리하여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전부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피고)는 2009. 1. 1.부터 2021. 12. 31.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하림」의 계열회사인 제일사료(원고)가 제일사료 소속 130개 대리점이 관리하는 1,800여 개 직거래처가 사료대금 지급을 지연하여 발생한 연체이자 약 30억 원을 대리점 수수료에서 차감한 행위를 구 공정거래법 및 대리점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2023. 5. 17. 제일사료에 대하여 행위금지명령, 통지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하였습니다.
BKL은 단순히 사업능력의 격차가 크거나 매출의존도가 높다는 사정만으로 제일사료의 대리점에 대한 거래상 지위를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고, 개별·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대리점별로 거래상 지위 여부가 다르게 판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배합사료 시장 현황 및 제일사료의 낮은 시장점유율, 배합사료 시장에서 직거래처에 대한 대리점의 상당한 영향력, 제일사료와 거래하는 데에 있어 대리점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 없는 점, 실제 대리점의 거래처 변경 시 제일사료의 매출액이 급감하는 점 등을 효과적으로 증명하였습니다.
그 결과 서울고등법원은 제일사료의 대리점에 대한 거래상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BKL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① 배합사료 시장 상황에 비추어 보았을 때 제일사료와 대리점들은 제일사료가 일방적으로 착취하는 관계가 아닌 상호 협력하는 관계로 보이는 점, ② 대리점들은 제일사료와의 거래를 위하여 특화된 투자 등의 투입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계약해지 및 종료에 별다른 제한이나 불이익이 없고, 타사 대리점 병행 운영도 가능하며 대리점이 다른 배합사료 제조사와 거래를 개시할 경우 해당 대리점이 관리하던 직거래처들의 거래처도 변경되어 결국 제일사료의 매출하락으로 이어지게 되는 점, ③ 대리점들은 언제라도 큰 비용 소모나 거래상 제약 없이 거래처를 전환하여 대체거래선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거래상 지위는 거래상대방과의 관계를 전제로 한 상대적 지위이므로 거래상대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대리점들 중 신고인 외에는 다른 대리점을 일체 조사한 사실이 없는 점, ⑤ 검찰에서도 제일사료가 대리점들보다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었다거나 그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의 불기소결정을 한 점 등을 근거로 제일사료가 대리점들에 대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제일사료에게 구 공정거래법 및 대리점법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을 모두 취소하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제일사료의 대리점들에 대한 거래상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결의 주요 근거로 검찰의 불기소결정을 들었는데, BKL은 검찰 수사단계에서도 제일사료를 대리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과 달리 제일사료가 대리점들보다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었다거나 그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의 ‘혐의없음’의 불기소결정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사업능력이 큰 공급업자라는 이유만으로 대리점에 대하여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거래상 지위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거래상대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일반적인 공급업자·대리점과의 관계만으로 공급업자에 대한 거래상 지위를 단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이 사건 판결 선고 이전까지는 일반적으로 사업능력 격차가 큰 공급업자와 대리점과의 관계에 있어 개별적·구체적인 사정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 없이 공급업자의 대리점에 대한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쉽게 인정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 판결 이후 공급업자의 대리점에 대한 거래상 지위 인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단순히 사업능력의 격차가 크고 매출의존도가 높다는 사정 외에 대리점별로 관련시장 상황에 비추어 거래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체가 누구인지, 대체거래선을 용이하게 찾을 수 있는지, 공급업자와 거래를 함에 있어 특화된 투자가 필요한지 등 개별적·구체적인 사정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바, 이 사건 판결은 앞으로 공정거래법상 거래상지위 남용행위 또는 대리점법이 문제가 되는 사안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