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L Legal Update

2026.05.22
장외파생상품(CFD)을 통한 주문을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로 처벌할 수 있을까?

- 형식적 상품분류보다 실질적 시장 영향을 중시한 대법원 2026. 5. 20. 선고 2025도21859 판결 소개


I. 사건의 개요

1. 공소사실 요지

(1) 피고인 1은 무등록 투자일임업을 영위하기 위한 조직을 만들어 총괄 지휘하였으며, 나머지 피고인들은 해당 조직에서 투자자 모집 및 관리, 고객들 명의 계좌를 이용한 주식 거래, 투자수익의 정산 및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2) 피고인들은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유치한 후 시세조종이 용이한 상장주식 8개 종목을 선정하였습니다. 이후 투자자 명의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정 등을 통해 해당 주식 대부분을 매집하고 통정매매 등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하여 총 8개 종목에 대한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켜 부당이득을 취득하였습니다. 

(3) 이들은 투자수익의 50%를 수수료로 지급받으면서 다수의 법인, 차명계좌, 허위 음식점 카드결제 등을 이용해 마치 정상적인 매출 수입인 것처럼 가장하여 범죄수익을 은닉하고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되었습니다. 


2. 법적 쟁점

장외파생상품인 CFD를 통한 시세조종성 주문이 구 자본시장법 제176조의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 위탁 또는 수탁’에 관한 시세조종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3. 소송의 경과

(1) 제1심 법원의 판단

제1심은 CFD를 통한 시세조종성 주문에 대하여 자본시장법 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총책인 피고인 1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1,465억 여원, 추징금 약 1,944억 원을 선고하는 등 피고인들에게 무거운 형을 선고하였습니다.

(2) 원심 법원의 판단 

반면 원심(서울고등법원 2025. 11. 25. 선고 2025노922 판결)은 피고인들의 CFD 계좌를 이용한 행위가 구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1항, 제2항이 정한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 위탁 또는 수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이유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원심은 CFD가 ‘장외파생상품’이며, 증권사가 독자적 판단에 따라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주식을 매매하는 것일 뿐이므로 CFD 주문과 시장에서의 주식 주문 사이에 필연적∙동일한 관계에 있다 볼 수 없고, 이를 상장증권 매매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II. 판결의 요지

1.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CFD 계좌를 이용한 거래도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에 대한 시세조종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 이를 무죄로 본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1) 대법원은 구 자본시장법 제176조가 문언상 시세조종의 대상을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으로 한정하고 있을 뿐,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에 대한 시세조종행위에 해당하는 통정매매 등을 직접 실행하거나 이를 위탁·수탁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한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보았습니다. 

(2) 대법원은 규정의 문언과 시세조종행위 금지의 목적 등을 종합해 보면,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 등이 상당한 비율로 즉각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장외파생상품 주문이 증권사 등을 거쳐 곧바로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에 대한 통정매매 등 시세조종 주문으로 이어진 경우에는, 실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직접 상장증권 주문을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구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행위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CFD거래의 실질이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거래’와 동일>


2. 구체적 판단 내용

(1) CFD 주문과 실제 주식 주문의 밀접한 연계성 

대법원은 CFD 상품이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이므로, CFD 계좌 이용 주문 자체를 상장증권에 대한 직접 매매 주문으로 볼 수 없다고 전제하였습니다. 다만 CFD 고객이 상장증권 관련 주문을 하면, 증권사 또는 백투백 계약 상대방이 손실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해당 상장증권을 직접 매매하거나 백투백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고, 이 사건에서도 CFD 주문이 근접한 시간에 실제 매매 주문으로 상당 부분 이어졌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CFD 주문 내역과 전체 주문 내역을 비교할 때 1~2초 이내에 주식시장에서 동일한 주문으로 이어진 경우가 상당수 확인되었다고 보았습니다. 

(2) 유동성이 낮은 종목에서의 시세조종 가능성

대법원은 유동성, 주가 등에 따라 CFD 주문과 이어진 상장증권 매매 주문 사이에 상당한 시간 차이가 있으면 통정매매 등이 이루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종목들은 시가총액이 비교적 낮고, 피고인들의 거래를 제외하면 거래가 활발하지 않았으며, 유동성이 낮은 종목에서는 호가가 오래 남아 있어 시간 차이가 있어도 의사 연락을 통해 매매체결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다소 시간 차이가 있더라도 통정매매 등 시세조종이 충분히 가능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피고인들의 인식 및 CFD 구조의 활용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CFD 거래 구조와 그 주문이 상당한 비율로 실제 상장증권 매매 주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CFD 거래가 레버리지를 통해 다량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고, 백투백 계약의 외국계 증권사 등이 거래주체로 표시되어 일반 투자자에게 거래주체를 오인하게 하거나 조직적 시세 조종행위를 은닉할 수 있다는 점을 피고인들이 인식한 채 이를 범행에 이용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III. 판결의 의미

1. CFD를 이용한 우회적 시세조종에 대한 최초의 기준 제시 

(1) 본 판결은 장외파생상품인 CFD 주문이 그 자체로 상장증권의 직접 매매 주문은 아니더라도, 상장증권 매매가 상당한 비율로 예상되고 실제로 증권사 등을 거쳐 곧바로 통정매매 등 시세조종 주문으로 이어진 경우에도 구 자본시장법 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과 그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최초로 판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2) CFD 등 장외파생상품을 이용한 시세조종 사건에서 형식적 상품분류보다 실질적 시장 영향과 행위자의 인식을 중시한 판결로, 직접 상장증권을 매매하지 않고 장외파생상품이라는 우회 경로를 이용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주식시장에 시세조종의 고의와 영향을 미쳤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법리를 선언함으로써 사법적 규제의 공백을 메웠습니다. 


2. 향후 미칠 영향

(1) CFD 거래가 지닌 고유의 특성인 레버리지 효과와 거래 주체 비공개성을 악용하여 단속을 피하려던 신종 금융 불공정거래 행위에 강력한 경종을 울리게 되었습니다. 향후 수사기관과 금융감독당국은 장외파생상품을 활용한 거래에 대해 기초자산 시장과의 연결성, 실제 주문 전환 비율, 시간적 근접성, 행위자의 인식을 중심으로 조사∙감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융투자업자로서는 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도 CFD 주문과 기초자산 시장에서의 매매 주문 간 시간적 근접성, 종목별 유동성, 반복적 통정매매 징후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이상거래를 적시에 적출·보고할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다수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증권시장 전체를 불건전하게 만드는 우회적 시세조종행위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었으며, 이는 시장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신뢰를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This update is intended as a summary news report only, and not as advice. For legal advice, please inquire with your contact at Bae, Kim & Lee LLC, or the authors of this legal upd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