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사례

2020-02-24
2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관세조사 중 2차 조사가 관세법상 금지되는 중복조사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전부 승소(파기환송)

법무법인(유한) 태평양("BKL")은, 부산세관장이 담배수입·제조업체인 원고가 수입하는 담배원재료인각초(刻草)의 과세가격에 대하여 약 1년 4개월 이상의 간격을 두고 2차례에 걸쳐 관세조사를 실시한 후 관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하자, 원고가 피고의 관세조사 중 2차 조사는 중복조사이므로 이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관세 등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한 소송에서 원고를 대리하였고, 최근 대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피고의 2차 조사는 관세법상 금지되는 중복조사가 아니라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5두745 판결).

위 판결에서 대법원은, “구 관세법(2011. 12. 31. 법률 제111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11조에 의하면, 세관공무원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당 사안에 대하여 이미 조사를 받은 자에 대하여 재조사를 할 수 없다. 나아가 금지되는 재조사에 기하여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단순히 당초 과세처분의 오류를 경정하는 경우에 불과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 위법하고, 이는 과세관청이 그러한 재조사로 얻은 과세자료를 과세처분의 근거로 삼지 않았다거나 이를 배제하고서도 동일한 과세처분이 가능한 경우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이때 세관공무원의 조사행위가 구 관세법 제111조가 적용되는 ‘조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조사의 목적과 실시경위, 질문조사의 대상과 방법 및 내용, 조사를 통하여 획득한 자료, 조사행위의 규모와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안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하며, 납세자 등을 접촉하여 상당한 시일에 걸쳐 질문검사권을 행사하여 과세요건사실을 조사·확인하고 일정한 기간 과세에 필요한 직접·간접의 자료를 검사·조사하고 수집하는 일련의 행위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조사가 금지되는 ‘조사’로 보아야 한다. 한편 세관공무원이 어느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대하여 조사한 경우에 다시 동일한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대하여 조사를 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관세법 제111조에서 금지하는 재조사에 해당하고, 세관공무원이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당초 조사한 과세가격 결정방법이 아닌 다른 과세가격 결정방법을 조사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중복조사 금지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설시하였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의 경우 ① 피고는 1차 조사 후 1년 4개월 이상 경과한 후에 2차 조사를 개시하면서 원고에게 자료제출을 요청하고 질의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 점, ② 피고의 요청 자료와 질의에는 원고와 관계회사들의 영업비밀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항들이 포함되어 있었던 점, ③ 자료와 답변의 준비 과정에 원고의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였던 점, ④ 피고 소속 세관공무원들이 2차 조사를 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원고의 사업장과 공장을 방문하였고, 방문시점을 전후하여 원고에게 수차례 서면 질문과 자료제출 요구를 하였던 점, ⑤ 피고가 각초에 대한 과세가격을 결정하면서 1차 조사결과 구 관세법 제30조가 아닌 제35조를 적용하였다가 2차 조사결과 구 관세법 제30조를 적용하었더라도, 위 각 조사는 모두 동일한 각초의 과세가격 결정에 관한 것으로서 그 대상이 동일한 점, ⑥ 1차 조사결과를 기재한 기업심사결과통지서에 “추가자료 요청이 있을 수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더라도, 이러한 기재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재조사가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된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2차 조사는 관세법상 금지되는 중복조사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내국세의 경우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2항의 중복조사 금지 원칙에 관한 다수의 판례가 집적되어 있고 그 법리에 관한 연구 또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관세의 경우 관세법 제111조 제2항에 국세기본법과 동일한 취지의 중복조사 금지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다룬 대법원 판례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관세법 제111조 제2항에 따라 금지되는 중복조사 해당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한 최초의 판결로서, 앞으로 관세법의 영역에 있어서 중복조사 해당 여부가 문제되는 여러 사건들에 있어서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