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 『데이터와 경쟁』 정책보고서 분석
I. 개관
1.『데이터와 경쟁』 보고서 발간 취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25년 12월 30일, 디지털 경제에서 데이터의 역할과 경쟁 및 소비자 이슈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정책보고서 『데이터와 경쟁(Data and Competition)』을 발간하였습니다. 본 정책보고서를 위해 7개 분야(온라인 광고 서비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커머스, 온라인 검색 서비스, 온라인 메신저 서비스, 앱마켓,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데이터를 수집·보관·활용하는 주요 국내외 사업자를 대상으로 상세한 여러 항목들에 걸친 서면실태조사가 이루어졌고, 개별 사업자별 인터뷰, 학계 전문가 간담회 등이 실시되었습니다.
본 보고서는 데이터가 경쟁을 촉진하는 요소인 동시에, 시장집중·진입장벽·지배력 전이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전제로, 향후 공정거래법 집행과 제도 개선 방향을 폭넓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2024년 말 발간된 「생성형 AI와 경쟁」의 후속 연구로서, AI에 한정되지 않고 디지털 시장 전반에서 데이터 수집·이용 행위가 경쟁과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2. 데이터의 경쟁법상 의미와 규율 환경 변화
보고서는 데이터가 단순한 정보 자산을 넘어 플랫폼 경쟁의 핵심 투입요소이자 이용자와 사업자 간 비금전적 반대급부, 시장지배력 형성·강화의 매개변수로 기능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데이터의 비경합성, 확장성, 네트워크 효과는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에게 자기강화적 경쟁우위를 부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장점에 의한 경쟁(competition on the merits)’이 훼손될 위험이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EU의 디지털시장법(DMA), 독일의 GWB 제19a조, 영국의 디지털시장·경쟁·소비자법(DMCC) 등을 소개하며 해외 주요 경쟁당국이 데이터 접근, 결합,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경쟁의 핵심 변수로 인식하고,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제도적 대응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집행 방향의 흐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II.『데이터와 경쟁』 보고서의 주요 내용과 쟁점
1. 데이터 관련 경쟁 저해 이슈
1) 데이터를 이용한 경쟁사업자 배제
- 디지털 분야에서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수직통합하여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등 대규모 데이터 접근 우위를 보유한 사업자가 데이터 접근 제한이나 결합을 통해 경쟁사업자의 시장 진입과 성장을 봉쇄하는 경우에는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될 수 있음
- 이러한 구조는 검색·광고·플랫폼 시장에서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를 통해 장기적인 진입장벽과 시장 고착으로 이어질 수 있음
- 해외 경쟁당국은 필수적 데이터에 대한 접근 거절이나 차별적 제공이 경쟁사업자 배제로 기능하는 경우 경쟁법 위반으로 평가하고 조치하고 있음
- 서면실태조사 결과 국내 디지털 사업자들은 각자가 구축한 플랫폼 생태계 내에서 이용자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플랫폼에 연결된 여러 관련 서비스를 위해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음
- 서면실태조사 결과 현재로서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다른 사업자와의 거래 과정에서 체감하는 데이터 수집·보관상의 어려움이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음. 데이터 수집·보관상의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한 사업자의 대다수는 개인정보의 수집·이용과 관련된 국내 규제체계를 준수하기 위한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거래상대방별 데이터 수집·보관체계에 차이가 있어 거래상대방에게 데이터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응답이 일부 있었으며, 데이터 수집·이용과정에서 타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제한적으로 확인되었음
2)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한 경쟁 제한
- 프라이버시 보호·보안을 이유로 한 데이터 접근·이동 제한이 형식상 정당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경우에는 경쟁법상 문제가 될 수 있음
- EU·독일·일본 등 해외 사례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경쟁사업자에게 불균형적으로 불리하게 적용되는 경우 경쟁법상 문제로 다뤄지고 있음
- 이를 통해 ‘정당한 개인정보 보호’와 ‘경쟁 저해’의 경계가 중요한 판단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음
- 보고서는 서면실태조사 및 사업자 인터뷰 결과 일부 사업자는 다른 사업자가 개인정보강화를 목적으로 실시한 행위로 인한 사업상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이용자 데이터 수집에 대하여 명시적 사전동의를 구하도록 정책을 변경한 것과 관련한 응답과 새로운 보안 강화 기능 도입 관련 응답)하였다고 하면서, 다만 국내 디지털 시장의 전반적 경쟁상황이 해외와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는 사업자의 실제 의도·목적, 행위의 효과, 국내 시장의 경쟁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판단해야 하는 사항이므로 실제로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한 문제라고 하고 있음
3) 상호운용성 저해
- API 제공 거절이나 핵심 기능 제한을 통한 상호운용성 저해가 플랫폼 생태계를 폐쇄적으로 만들고 경쟁을 제한할 경우에는 경쟁법상 문제가 될 수 있음
- 상호운용성은 수직적·수평적 차원 모두에서 경쟁 촉진과 혁신의 핵심 요소로 평가되며, EU·미국 등에서는 모바일 OS, 결제, 메시징, 앱마켓 분야에서 관련 규율과 집행이 이루어지고 있음
- 해외 동향 및 국내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국내 디지털 시장에서도 상호운용성 저해가 경쟁제한 행위로 작용하는지 여부를 중요한 검토 요소로 삼을 예정임
2. 데이터 관련 소비자 후생 저해 이슈
1)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가격책정방식
- 데이터 활용 확대로 맞춤형 가격, 동적 가격설정(Dynamic Pricing) 등 정교한 가격책정 방식은 효율성과 편익을 높일 수 있으나, 데이터 접근 격차가 큰 시장에서는 소비자 선택권 제한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
- 보고서는 데이터 기반 가격결정 구조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별도로 분석될 필요성이 있다고 함
2) 다크패턴
- 알고리즘과 UI 설계를 활용한 다크패턴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할 수 있음.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 유도를 위해 다크패턴이 활용될 수도 있음
- 이러한 행위는 표시광고법, 전자상거래법, 약관규제법 등 소비자 보호 법령 위반 소지가 있음
3. 데이터 관련 부당 공동행위 및 기업결합 이슈
1) 부당 공동행위
- 경쟁사업자 간 데이터 교환·공유·공동수집(Data Pooling)이 가격이나 거래조건 결정과 결합되는 경우 정보교환담합 등 부당한 공동행위로 문제될 수 있음
- 특히 알고리즘·AI 기반 의사결정 환경에서는 명시적 합의가 없더라도 데이터 구조와 학습 방식에 따라 경쟁 변수의 동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됨
- 국내 실태조사 결과 현재로서는 데이터 풀링이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해외에서 알고리즘 담합에 대해 적극적인 제재 움직임이 있는 만큼 공정위도 알고리즘을 활용한 암묵적 담합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예정임
2) 기업결합
- 데이터 결합은 서비스 품질 개선과 효율성 증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쏠림 현상, 고착효과, 진입장벽 강화로 이어질 수도 있음
- 공정위는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자 간 기업결합 심사에서 데이터 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를 검토해 시정조치를 부과한 사례가 있고, 향후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프라이버시를 포함한 서비스 품질 요소에 대한 종합적 검토 필요
III. 시사점
1. 공정위 정책·집행 방향
1) 데이터 경쟁성 인식과 차별적 집행 접근
이미 국내 법집행 사례가 축적된 데이터 결합·기업결합 영역에 대해서는 모니터링과 신속한 시정을 강조하는 한편, 상호운용성 저해나 데이터 관련 부당 공동행위와 같이 사례가 부족한 영역에 대해서는 사전 기준 제시와 실증적 분석을 병행하는 신중한 접근이 예상됩니다. 한편, 보고서는 상호운용성 저해를 통한 반경쟁행위는 사후 경쟁법 집행의 방식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공정거래법 집행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규율체계를 설계하여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점이 온라인 플랫폼 규제 신설에 관한 논의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2) 현행 법체계 보완 가능성
시장경쟁 및 소비자 이익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명확함에도 현행 규율 근거가 부 족한 경우 예컨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개인정보 수집·이용 행위를 소비자이익저해형 남용으로 포섭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관계기관 협력 및 후속 연구 강화
데이터 관련 사안은 경쟁·소비자보호·개인정보보호가 중첩되는 특성을 가지는 만큼, 공정위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간 협력 필요성이 제시되었고, 아울러 AI 하류(downstream) 서비스 등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한 후속 시장연구 추진도 예상됩니다.
2. 기업에 대한 시사점
향후 공정위의 데이터 관련 사건 집행은 AI·플랫폼·디지털 경쟁 이슈와 결합된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선제적 컴플라이언스 점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은 ① 데이터 수집·결합·활용 구조가 시장 봉쇄 또는 경쟁사업자 배제 효과를 초래하지 않는지, ② API, 데이터 접근, 상호운용성 정책이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설계되어 있는지, ③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경쟁 제한 수단으로 오인될 소지는 없는지, ④ 데이터 기반 가격·추천·UI 설계가 소비자 보호 관련 규범과 충돌하지 않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여 내부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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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평양 공정거래그룹은 본 보고서를 포함하여 「AI 분야에서의 경쟁법 집행 동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속 뉴스레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향후 공정위의 AI·플랫폼 관련 집행 흐름을 이해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관련하여 궁금하신 사항이나 지원이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