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법률 개정의 배경
지난 2025.09.29.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이하 “배출권거래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번에 개정된 배출권거래법은 2050 탄소중립 국가비전을 법 체계에 명시하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26.1.1. ~ ’30.12.31.)에 맞추어 그 동안 제도 운영을 통해 확인된 미비점들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II. 주요 개정 내용
개정 배출권거래법에서는 계획기간별 총 무상할당비율 개념을 도입하여 배출권거래제의 국가 감축목표 달성 기여도를 높이고자 하였으며, 탄소시장 안정성과 투자자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증권금융회사 예탁금 보호 및 정보관리 규정을 신설였습니다. 또한, 주무관청이 배출권 거래소와 검증기관·협회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배출권거래제가 공정하고 안전한 시장제도로 기능하도록 하였습니다.
개정된 배출권거래법에 반영된 배출권의 할당, 시장 안정화 조치, 외부감축사업의 인정, 의무 불이행 시 과징금 부과 등 주요 항목별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배출권 무상할당 비율 도입
개정 배출권거래법에는 배출권 유상 할당이 기본 원칙임을 명시하고(법 제12조 제3항), 계획기간 별 배출허용 총량 중에서 할당대상에게 무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총 무상할당 비율 개념을 신설하였습니다. 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총 무상할당 비율”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하여 설정한 계획기간 별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 중에서 무상으로 할당하는 배출권의 비율을 말합니다 (법 제2조 제7호).
이에 따라 주무관청은 배출권 할당계획을 수립할 때, 계획기간별 배출권 유상할당 방향에 따른 이행연도별·부문별·업종별 배출권 유상할당 목표비율 및 총 무상할당비율에 관한 사항을 정하게 됩니다. 현재 이행중인 제3차 계획기간의 할당계획은 유상할당 업종에 대한 유상할당 비율을 10%로 정하고 있으나 (90% 무상할당), 배출권거래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실질적인 유상할당 비율은 4% 수준입니다 (96% 무상할당). 이는 계획기간 별 무상할당 비율을 사전에 확정하고 실제로 그 비율을 준수하여 배출권을 할당하도록 함으로써 할당대상 업체들의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이를 통한 국가 감축목표 달성을 유도하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또한, 이 번 개정법은 할당계획을 수립할 때 직전 계획기간에서 제출되지 아니하고 차기 계획기간으로 이월되었거나 이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출권의 수량을 배출권 예비분 설정 시 고려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하였습니다 (법 제5조 제3항). 즉, 직전 계획기간에 배출권 잉여가 많이 발생하여 다음 계획기간으로 이월하게 되면, 그 만큼을 다음 계획기간 배출허용 총량에서 예비분으로 넘기게 되어 결국 배출권 사전할당량이 줄어들도록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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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기간 배출허용 총량 = 사전할당량 + 예비분(배출허용 총량 내 예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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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번 개정법은 일부 조항을 제외하고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됨에 따라 계획기간의 무상할당 비율 설정은 제5차 계획기간(’31~’35)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2. 배출권 매매 부당이익 금지
누구든지 배출권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배출권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하고(법 제19조 제3항), 특히 배출권 거래 중개회사에 대해서는 배출권 거래 시장의 건전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배출권 및 배출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등에서 부정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별도로 신설하였습니다(법 제22조의3 제6항).
그리고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4배 이상 6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하였습니다 (법 제41조 제1항). 다만,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의 상한액을 5억원으로 하였습니다.
3. 한국형 시장안정화 예비분 제도 운영
주무관청은 탄소시장 안정화 조치를 위한 활동을 위해 일정 수량의 배출권을 예비분으로 보유해야 하며(법 제18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가격기반 및 수량기반의 시장안정화 조치를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습니다. 즉, 주무관청은 배출권 가격의 안정적 형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나, 배출권에 대한 수요의 급증 등으로 인하여 해당 이행연도에 거래되는 배출권의 거래량이 크게 변화하는 경우 등에는 시장안정화 용도 예비분을 활용하거나 배출권 최소 또는 최대 보유한도의 설정, 유상할당 배출권의 공급량 조절 등의 시장안정화 조치를 발동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법 제23조).
4. 외부사업 승인기준 변경
배출권으로 전환할 수 있는 외부사업 온실가스 감축량은 파리협정의 국내 발효일인 2016.12.3. 이후에 시작한 사업에 대해서만 인정하도록 제한하였습니다(법 제30조). 다만, 이 조항은 신규 사업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기존에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등록되어 있던 것을 파리협정에 따른 사업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사업 시작일이 2016.12.3. 이전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개정법에서는 외부사업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주무관청의 실태조사 대상에 외부사업자를 포함하고 국제기준에 따른 외부사업 방법론 신뢰성 강화 및 적정성 확인을 위해 필요한 자료의 요청이나 최소한의 범위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법 제37조).
참고로 해외에서 시행하는 외부사업은 파리협정 제6조에 따라 국내 기업 등이 직접 시행한 사업 중 정부가 NDC 달성을 위해 국제감축실적으로 활용 가능한 사업에 한하여 승인받을 수 있습니다. 즉, 외부사업자가 제출하는 파리협정 6.2조와 6.4조 크레딧은 NDC 목적으로 사용이 허가된 크레딧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유치국(Host Country)과의 상응조정(corresponding adjustment) 시 ‘NDC’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허가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5. 과징금 상한 규정 삭제
이번 법 개정에서는 배출권 미제출시 부과되는 과징금 상한선을 삭제하였습니다. 기존에는 할당대상업체가 인증받은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제출한 배출권이 적은 경우 등에 대해 주무관청이 이산화탄소 1톤당 10만원의 범위에서 해당 이행연도의 배출권 평균 시장가격의 3개 이하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도록 하였으나 과징금의 금액 상한을 삭제하여 향후 배출권 가격 상승 시 과징금도 함께 강화되도록 하였습니다 (법안 제33조).
III. 시사점
이번에 개정된 배출권거래법은 배출권의 할당에 관한 규정을 비롯하여 탄소시장 안정화를 위한 예비분의 활용, 파리협정 제6조 사업을 통한 외부사업 승인 기준, 그리고 의무 미준수에 따른 과징금 부과 등 할당대상업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내용들이 상당 부분 변경되었습니다. 개정된 내용들은 대부분 내년부터 시행되는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4기 772개 할당대상업체들(의무참여업체 764개, 자발적 참여업체 8개)은 변경된 제도의 내용 및 취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에 부합하는 이행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