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도급인은 원칙적으로 대체근로 금지의무를 부담하지 않음
대법원은, 최근 판결에서 쟁의행위는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상대방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아닌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43조에 따른 대체근로 금지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6. 9. 2. 선고 2021도11473 판결).
그동안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쟁의행위로 업무가 중단된 경우 도급인이 해당 업무를 직접 수행하거나 다른 업체로 하여금 수행하게 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43조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이 존재하였으나, 이에 관한 명시적인 대법원 판례는 없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도급인이 수급인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대체근로 금지의무를 부담하는지에 관하여 대법원이 최초로 명시적으로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선례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I. 사건의 개요 및 판결 경과
이 사건은 집배점과 위탁계약을 체결한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을 상대로 쟁의행위를 하자, 택배회사가 다른 지역의 직영 택배기사를 투입하여 배송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고, 집배점 택배기사들이 이를 저지하면서 발생하였습니다.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은 이 사건에서 택배회사를 대리하였습니다.
제1심은 택배회사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고, 다른 지역의 직영기사들이 쟁의행위가 이루어진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택배회사의 대체인력 투입이 노동조합법 제43조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반면 제2심은 택배회사가 택배기사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어 노동조합법 제43조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면서도, 다른 지역의 직영기사들은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가 아니므로 그 투입은 노동조합법 제43조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최근 현대중공업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6. 5. 21. 선고 2018다296229 판결)의 법리에 따라, 구 노동조합법 하에서는 택배회사와 택배기사들 사이에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없어 택배회사가 해당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법 제43조의 대체근로 금지의무 역시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II. 대법원판결의 의미
종래 고용노동부는 수급인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로 업무가 중단되더라도 도급인은 해당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사용자가 아니므로, 도급인이 중단된 업무를 직접 수행하거나 다른 업체로 하여금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43조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여 왔습니다(협력68140-173, 1997. 5. 6.; 협력68140-226, 1998. 6. 17.; 협력68140-283, 2000. 7. 5.; 노사관계법제과-1355, 2013. 4. 25.).
이번 판결은 이러한 기존 행정해석과 같은 취지에서, 대법원이 쟁의행위의 상대방으로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자는 원칙적으로 그 쟁의행위와 관련한 노동조합법 제43조의 수범자도 아니라는 점을 최초로 확인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급인 노동조합이 수급인을 상대로 쟁의행위를 하는 경우, 그 쟁의행위의 상대방이 아닌 도급인은 원칙적으로 노동조합법 제43조에 따른 대체근로 제한의 대상이 아니고, 노동조합법 제43조와의 관계에서는 도급인의 직영 근로자를 투입하거나 쟁의행위로 중단된 수급인의 업무를 다른 업체에 맡겨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III. 개정 노동조합법에서의 시사점
이번 판결은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된 사건이므로, 2026. 3. 10.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상 이른바 ‘계약외사용자’가 노동조합법 제43조의 대체근로 금지의무를 어느 범위에서 부담하는지를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이 해석한 노동조합법 제43조의 대체근로 금지 규정은 개정 노동조합법에서도 그 내용이 동일합니다. 대법원은 위 규정의 적용과 관련하여 “쟁의행위는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상대방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43조의 대체근로 금지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특정 쟁의행위에 관한 단체교섭의무의 존부와 노동조합법 제43조에 따른 대체근로 금지의무를 함께 판단하였습니다.
한편 개정 노동조합법은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그 범위에 있어서” 사용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급인이 수급인 근로자의 특정 근로조건에 관하여 계약외사용자에 해당하더라도, 그와 무관한 근로조건을 둘러싸고 수급인과 노동조합 사이에서 발생한 쟁의행위에 대해서까지 당연히 단체교섭의무의 상대방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처럼 노동조합법 제43조의 내용이 개정 전후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 개정법상 계약외사용자성이 근로조건별로 인정되는 구조인 점 및 이번 판결이 노동조합법 제43조의 적용 여부를 해당 쟁의행위에 관한 단체교섭의무와 연계하여 판단한 점을 종합하면, 도급인이 일부 근로조건에 관하여 계약외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수급인 노동조합의 모든 쟁의행위에 대하여 대체근로 금지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급인이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임금·성과급 등에 관한 수급인 노사 간 교섭이 결렬되어 쟁의행위가 발생한 경우, 도급인이 작업환경 등 그와 다른 근로조건에 관하여 계약외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쟁의행위에 대한 도급인의 대체근로까지 제한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도급인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근로조건에 관하여 수급인 노동조합이 도급인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바로 그 교섭의 결렬로 쟁의행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도급인이 해당 쟁의행위에 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상대방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대체투입 근로자들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히 따져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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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인사노무그룹은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전부터 원청의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성이 문제된 주요 대법원 사건들을 수행해 왔으며, 대법원 2026. 5. 21. 선고 2018다296229 전원합의체 판결 및 이번 대법원판결 등 관련 사건의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성,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 가능성, 당해 사업의 범위, 원·하청 노사관계 등에 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에 따른 원청의 단체교섭 대응뿐만 아니라, 쟁의행위 발생 시 노동조합법 제43조에서 허용하는 대체근로의 범위, 관련 시행방안 등에 관한 자문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문의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저자: 이욱래 변호사, 채재훈 변호사, 김상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