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배경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와 신규 시설 투자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자 및 스폰서들은 장기 자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유동화 시장(securitization market)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유동화 거래에서 발행되는 증권이 1934년 미국 증권거래법(Securities Exchange Act)상 “자산유동화증권(Asset-Backed Securities, “ABS”)”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규제 쟁점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최근 2026년 7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 실무진은 발행인이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시설 및 관련 자산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보유하는 특정 유동화 구조와 관련하여, 해당 구조에서 발행되는 증권은 미국 증권거래법 제3조(a)(79)상 ABS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러한 유동화 구조의 규제상 성격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거래의 명칭이 아니라 발행인이 보유하는 기초자산의 성격과 투자자에 대한 상환 재원이 무엇인지가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발행인이 대출, 리스, 매출채권 등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원리금 지급 등을 통하여 소진되는 자기청산형 금융자산(self-liquidating financial asset)을 보유하면서 주로 해당 자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통해 투자자에게 상환하는 구조인지, 아니면 계속 존속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자산(operating asset)을 보유하면서 그 운영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으로 투자자에게 상환하는 구조인지가 주요 판단 요소가 됩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데이터센터 유동화 관련 주요 쟁점 사항과 SEC 실무진 해석의 내용을 간략히 안내하고, 이와 관련해 우리 기업이 고려할 시사점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II. 주요 내용
1. 데이터센터 유동화 관련 주요 쟁점 사항
실무상 데이터센터 유동화(data center securitization)는 대체로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1) “CMBS 방식”은 일반적으로 단일자산·단일차주 상업용 부동산저당증권(single-asset, single-borrower commercial mortgage-backed securities, 이하 “SASB CMBS”) 형태를 취합니다. 이 구조에서는 하나의 데이터센터 자산 또는 특정 자산 포트폴리오를 담보로 한 부동산 담보대출(mortgage loan)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으로 투자자에게 원리금이 지급됩니다.
(2) “DCS 방식”은 통상 “ABS-style” 데이터센터 유동화(Data Center Securitization)라고 지칭되는 구조로서, 발행인이 직접 또는 별도의 자산보유법인을 통하여 데이터센터 시설을 소유 또는 임차하는 방식으로 해당 시설 및 관련 자산(계약 포함)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해당 시설에서 발생하는 순영업현금흐름을 투자자에 대한 상환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규제상 핵심 쟁점은 이러한 “DCS 방식” 데이터센터 유동화에서 발행되는 증권이 “미국 증권거래법 제3조(a)(79)상 ABS”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동 조항은 미국 증권거래법상 ABS를 대출, 리스, 모기지, 매출채권 등 자기청산형 금융자산을 담보로 하고, 투자자에 대한 지급이 주로 해당 자산의 현금흐름에 의존하는 증권으로 정의합니다. 반면 “DCS 방식”의 데이터센터 유동화는 고객계약 등에 따른 수익뿐 아니라 전력 공급, 냉각, 연결성, 보안 및 유지·보수 등 데이터센터의 지속적인 운영과 고객 확보 및 계약갱신 등을 통하여 창출되는 순영업현금흐름을 상환재원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ABS와 차이가 있습니다.
2. SEC 실무진의 판단
최근 미국 로펌 Latham & Watkins는 SEC에 서한을 보내 DCS 방식의 데이터센터 유동화에 따라 발행되는 증권이 미국 증권거래법상 ABS 해당 여부에 관한 지침을 요청했습니다. 해당 서한은 특수목적 발행인(special-purpose issuer)이 직접 또는 자산보유법인을 통해 데이터센터 시설, 관련 자산 및 계약을 소유·임차하거나 그 밖의 방식으로 이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해당 자산을 기초로 증권을 발행하는 구조를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구조는 발행인이 데이터센터 자체가 아닌 모기지 대출을 보유하는 SASB CMBS와 구별된다고 설명했습니다.
SEC 실무진은 서한에 제시된 사실관계 및 확인사항(representations)을 전제로, 해당 구조에서 발행되는 증권이 미국 증권거래법상 ABS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Latham의 분석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Latham이 제시한 핵심 논거는, 발행인이 단순히 대출·리스와 같이 시간이 지나면서 청산되는 금융자산만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의 상환 이후에도 계속 존속하고 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운영자산을 보유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투자자에 대한 지급재원은 고객계약에 따른 수입 자체가 아니라 전력비, 보험료, 유지·보수비 등 운영비용과 사업자의 운영·관리 역량에 영향을 받는 순현금흐름이므로, 투자자에 대한 지급이 자기청산형 금융자산의 현금흐름에 주로 의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제시되었습니다.
III. 의의 및 시사점
이번 지침은 DCS 방식의 데이터센터 유동화에서 발행되는 증권의 미국 증권거래법상 ABS 해당 여부에 관한 규제상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지침 요청 서한과 유사한 구조의 거래에서는 해당 증권이 미국 증권거래법상 ABS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분석에 따라, Regulation RR에 따른 스폰서의 신용위험보유 의무(17 CFR Part 246), Rule 192의 이해상충 제한(17 CFR § 230.192), Rule 15Ga-1의 환매 요구 보고 의무(17 CFR § 240.15Ga-1), Rule 15Ga-2의 제3자 실사 결과 보고 의무(17 CFR § 240.15Ga-2) 등 ABS 관련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분석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 규제들은 각각 고유한 적용요건과 정의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특정 증권이 미국 증권거래법 제3조(a)(79)상 ABS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관련 규제의 적용 여부가 자동적으로 결정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개별 규정의 적용범위와 거래 구조를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지침은 데이터센터 자금조달 구조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여러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플랫폼에 편입하여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향후 추가적인 증권 발행 또는 차환을 반복적으로 실시하려는 사업자의 경우에는 복수 자산을 포괄하고 후속 발행을 가능하게 하는 DCS 방식이 보다 유연한 자금조달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대규모 단일 데이터센터 시설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에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SASB CMBS가 가격 조건, CMBS 투자자 수요 및 부동산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성 등의 측면에서 보다 적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자금조달 구조의 선택은 개별 자산의 특성, 거래 규모, 신용평가 방법론, 투자자 기반, 기존 금융약정, 가격 조건 및 향후 자금조달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이번 지침에서 제시된 자기청산형 금융자산과 계속 존속하는 운영자산의 구별은 향후 데이터 센터 뿐 아니라 광섬유, 통신타워 등 다른 운영자산 기반 금융의 미국 증권거래법상 ABS 해당 여부를 검토할 때에도 참고될 수 있습니다.
이번 지침은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에 투자하거나 미국에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국내기업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 데이터센터 관련 증권에 투자하는 국내 금융기관은 해당 증권이 미국 증권거래법상 어떠한 유형의 증권에 해당하는지와 그에 따라 어떠한 ABS 관련 규제가 적용되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검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투자 검토 단계에서의 규제 분석뿐 아니라 거래문서, 실사 범위 및 투자자 보호장치 등을 결정하는 데에도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개발·운영하거나 인수한 국내 기업 및 투자자는 SASB CMBS뿐 아니라 DCS 방식의 데이터센터 유동화를 중장기적인 자금조달 플랫폼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수의 데이터센터 자산을 보유하거나 향후 자산을 추가적으로 편입하면서 반복적인 자금조달을 계획하는 사업자의 경우에는 DCS 방식의 활용 가능성이 보다 확대될 수 있으며, 해당 거래가 미국 증권거래법상 ABS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인정될 경우 일부 ABS 관련 규제에 따른 규제 준수 비용과 구조화 부담이 감소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자금조달 구조의 유연성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이번 지침은 SEC 위원회(Commission)의 공식 결정이 아닌 SEC 실무진의 견해이며, 지침 요청 서한에 제시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이를 모든 데이터센터 유동화 거래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개별 거래의 기초자산과 상환구조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SEC 위원회가 관련 규칙이나 별도의 해석을 통해 현재의 입장을 구체화하거나 변경할 가능성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번 지침은 해당 증권이 미국 연방증권법상 일반적인 의미의 ‘security’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Securities Act of 1933에 따른 등록 또는 등록면제 요건 및 사기방지(anti-fraud) 규정 등 일반적인 증권법상 규제의 적용 여부는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SEC (2026.7.29.). “Latham & Watkins LLP - Data Center Securitizations”.
-
15 USC § 78c(a)(79) Asset-backed security .— The term “asset-backed security”— (A) means a fixed-income or other security collateralized by any type of self-liquidating financial asset (including a loan, a lease, a mortgage, or a secured or unsecured receivable) that allows the holder of the security to receive payments that depend primarily on cash flow from the asset, including— (i) a collateralized mortgage obligation; (ii) a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iii) a 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 (iv) a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of asset-backed securities; (v) a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of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s; and (vi) a security that the Commission, by rule, determines to be an asset-backed security for purposes of this section; and (B) does not include a security issued by a finance subsidiary held by the parent company or a company controlled by the parent company, if none of the securities issued by the finance subsidiary are held by an entity that is not controlled by the parent company.
-
Latham & Watkins 로펌 서한(2026.7.23.). https://www.sec.gov/files/corpfin/no-action/dcs-interp-letter-072326.pdf
-
다만 각 규제의 적용 여부는 개별 규정의 적용 범위와 요건에 따라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 김호진 변호사, 김지이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