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L Legal Update

2026.03.30

미국 SEC·CFTC, 암호자산에 대한 증권법 적용 기준을 제시하다

I. 이번 공동지침의 의미

2026년 3월 1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암호자산(crypto assets) 및 암호자산 관련 거래에 대한 연방 증권법 적용에 관한 공동지침(Release Nos. 33-11412; 34-105020)(이하 “이번 공동지침”)을 발표하였고, 이는 연방 관보에 게재되어 2026년 3월 23일부터 효력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번 공동지침이 중요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증권성 판단과 관련한 과거의 법적 불명확성에 종지부를 찍는 SEC 차원의 공식 지침입니다. SEC는 2017년 “The DAO”라는 비법인 조직이 발행한 암호자산이 투자계약(investment contract)으로서 미국 증권법이 적용되는 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이후 현재까지 암호자산의 법적 성격을 개별적으로 판단해 왔고, 이른바 '집행을 통한 규제(regulation by enforcement)'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공동지침은 SEC 직원의 실무 의견이 아닌 SEC의 공식 해석으로서, 2019년 SEC가 발표한 「디지털 자산의 투자계약 분석 프레임워크」(이하 “2019년 실무지침”)를 대체하게 됩니다. CFTC 역시 이번 공동지침상의 해석과 일관되게 상품거래법을 해석·집행할 것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둘째, 과거 다투어졌던 쟁점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사전적 규제를 위한 규제 명확성을 제공합니다. 예컨대, 이번 공동지침은 “비증권 토큰이 투자계약으로 판매되어도 자산인 토큰 자체가 증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논리를 수용하고 이러한 전제에서 토큰(자산)과 거래(투자계약)를 구분하여 증권성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집행을 통한 규제를 벗어나서 사전적 규제로 전환한 SEC의 정책 변경을 보여줍니다.

셋째, 미국의 암호자산 입법 방향과 일치하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번 공동지침에서 “투자계약 해당 여부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판단한 부분은, 과거 미 하원을 통과하였던 「Financial Innovation and Technology for the 21st Century Act」(“FIT21 Act”) 및 현재 미 하원 통과 후 상원에서 논의 중인 「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of 2025」(“CLARITY Act”)에서도 동일하게 채택되고 있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이번 공동지침은 일회성 규제 조치가 아니라, 미국의 암호자산 규제의 일관된 방향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공동지침은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미국 내 상황에서 입법의 공백을 메우는 수단으로 유효하게 기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II. 주요 내용

1. 5대 암호자산 분류에 따른 증권성 판단

이번 공동지침은 암호자산을 그 특성·용도·기능에 따라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이 증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5가지 유형 중 디지털 증권은 명확히 증권에 해당하고, 나머지 범주는 일반적으로 증권에 해당하지 않으나, 이는 구체적 사실관계와 거래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분류

정의 및 특징

증권 해당 여부

디지털 상품

Digital Commodities

블록체인의 프로그래밍적 운영과 시장 수요·공급에 기반하여 가치가 결정되는 암호자산(BTC · ETH · SOL 등).

비증권

디지털 수집품

Digital Collectibles

수집·이용 목적의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NFT, 밈코인 등이 해당하며 수익 배분권이 없음.

원칙적 비증권

단, 분할소유 시 증권 가능

디지털 도구

Digital Tools

멤버십, 티켓, 신분증 등 실용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발행된 자산으로서 투자수익이 아닌 기능적 유용성이 목적임

비증권

스테이블코인

Stablecoins

법정화폐 등에 가치가 연동된 암호자산.

비증권

단, Genius Act에 따른 적격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한함

디지털 증권

Digital Securities

증권에 해당하는 금융상품이 토큰화되거나 암호자산으로 표창되는 것.

 

증권


2. 암호자산의 증권성의 동적 판단 기준

이번 공동지침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비증권 암호자산이 투자계약에 해당하여 증권이 될 수 있고, 반대로 투자계약/증권 지위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동적인 판단 기준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1) 언제 증권성을 갖는가

그 자체로 증권이 아닌 암호자산이라 하더라도, 발행인이 해당 자산을 판매하면서 타인의 본질적 경영상 노력에 기반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진술이나 약속을 하는 경우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SEC는 이러한 진술·약속이 투자계약을 구성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특히 출처, 시점, 전달방식, 내용의 구체성 등을 중요한 고려요소로 설명합니다.

(1)  출처(Source): 진술이 발행인 또는 그 계열사·대리인·발기인으로부터 나온 것이어야 합니다. 제3자(예: 커뮤니티 회원)의 일방적 발언은 발행인이 권한을 부여하지 않은 한 원칙적으로 고려되지 않습니다.
(2) 시점(Timing): 발행인의 권유 또는 판매 행위의 '이전' 또는 그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판매 이후에 한 발언만으로 기존의 권유 또는 판매를 소급하여 투자계약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3) 전달방식(Manner): 서면 또는 구두 계약, 백서(Whitepaper), 발행인 웹사이트·공식 SNS, 공시자료, 발행인과 매수인 간의 직접적인 사적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합니다. 그 외 해당 진술이나 약속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전파되었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전달되었는지, 발행인의 기존 커뮤니케이션 관행 등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4) 내용의 구체성: 향후 일정, 인력, 자금조달 방식, 보유자 이익 창출 방법 등 구체적 사업계획이 포함될수록 투자계약 성립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막연하거나 실행계획이 없는 진술은 합리적 이익 기대를 형성하기 어려우므로 투자계약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언제 증권성을 상실하는가 — '분리(Separation)'

이번 공동지침에 따르면 한번 증권으로 판단된 암호자산이 영구적으로 증권의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공동지침에 따르면 비증권 암호자산이 발행인의 해당 진술 또는 약속으로부터 '분리(Separation)'되어 더 이상 증권법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되는 경우로는 다음 두 가지 경우가 존재합니다.

(1) 발행인의 진술 또는 약속 이행 완료: 발행인이 투자계약 상의 진술 또는 약속을 이행한 경우, 발행인은 더 이상 투자계약을 제안하거나 판매하는 것이 아니며 해당 투자계약 자체도 소멸합니다. 예를 들어, 사전에 제시한 개발 계획상의 주요 단계를 달성하거나, 코드를 오픈소스 화하거나, 약속했던 기능을 구현하고 이를 대중에게 명확히 알린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2) 발행인의 진술 또는 약속의 미이행: 발행인이 수행하겠다고 진술하거나 약속한 본질적인 경영상 노력을 이행하거나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매수인이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개발이 사실상 중단되어 그 사실이 널리 공표되면, 투자자는 더 이상 발행인의 노력에 기반한 이익을 기대하지 않게 되므로, 해당 거래는 투자계약이 아니게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실무상 유의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토큰이 증권성을 상실하더라도, 발행 단계에서 이미 발생한 증권법상 공시의무 위반이나 이로 인한 법적 책임은 소멸하지 않습니다. 둘째, 분리 이론은 유연하고 합리적인 개념이나, 약속 이행의 '완료'를 어떻게 입증하고 감독당국을 설득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향후 SEC의 추가 규칙 제정이나 사례 축적 또는 CLARITY Act의 입법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3. 암호자산 관련 활동의 증권성 판단 기준

이번 공동지침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증권성 판단이 주로 다투어져 온 암호자산 관련 4가지 활동에 대하여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활동 유형

SEC·CFTC 입장

판단

예외

프로토콜 마이닝

PoW 네트워크에서 디지털 상품을 채굴하는 행위로서, 그로 인한 보상은 본인이 직접 네트워크에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행정적·사무적 활동'으로, 타인의 경영상 노력에 의한 이익이 아님

비증권

-

프로토콜 스테이킹

PoS 네트워크에서 디지털 상품을 스테이킹하는 행위로서, 역시 '행정적·사무적 활동'일 뿐 타인의 경영상 노력에 의한 이익으로 보기 어려움

비증권

보상을 보장하거나 달리 설정 또는 확정하는 경우 제외

래핑(Wrapping)

기존 토큰을 다른 블록체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1:1로 변환하는 행위로, 행정적·사무적 활동에 불과함

기존 토큰의 성격에 따름

기존 토큰이 디지털 증권이거나 투자계약의 대상인 경우 증권법 적용

에어드롭(Airdrops)

수령자가 대가로 금전·재화·용역 또는 기타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Howey test의 '금전의 투자' 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함

원칙적 비증권

에어드롭 사실 공지 이후 SNS 홍보, 버그 수정, 테스트 참여 등 대가를 요구한 경우에는 달리 판단될 수 있음

(1) 마이닝 및 스테이킹: 이번 공동지침은 프로토콜 마이닝과 프로토콜 스테이킹 모두 네트워크 운영에 직접 기여하는 행정적·사무적 활동으로 보아 증권 거래가 아님을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스테이킹의 경우, (ⅰ) 자체 스테이킹(self staking 또는 solo staking), (ⅱ) 제3자를 통한 자체 수탁형 스테이킹(self-custodial staking directly with a third party), (ⅲ) 수탁형 스테이킹(custodial staking), (ⅳ) 리퀴드 스테이킹(Liquid Staking)의 4가지 유형에 대하여 모두 증권성을 부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ⅴ) 부수업무로서 수행하는 슬래싱 보상, 조기 언본딩, 대체 보상 지급, 디지털 상품 집계 역시 행정적·사무적 활동에 해당하여 증권성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래핑: 래핑 자체는 행정적·사무적 기능에 불과하나, 래핑 토큰의 증권성은 기존에 예치된 토큰의 성격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는 래핑 토큰은 영수증에 불과하여 예치된 암호자산의 권리나 의무를 변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투자계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 비증권형 암호자산에 대한 래핑 토큰은 비증권인 반면, 기존 토큰이 디지털 증권이거나 투자계약의 적용을 받는 경우에는 래핑 토큰도 증권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래핑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용하는 경우, 기존 토큰의 법적 성격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에어드롭: 발행인이 (ⅰ) 증권이 아닌 암호자산을 (ⅱ) 에어드롭에 대한 대가로서 어떠한 반대 급부(consideration)도 제공하지 않는 수령인에게 에어드롭 하는 경우에는, 에어드롭은 증권성을 갖지 않습니다. 에어드롭 발표 이전에 발행인에게 반대 급부가 제공된 경우라 하더라도 에어드롭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면 역시 증권성이 부정됩니다. 다만, 발행인은 실제 에어드롭을 하기 전에 이러한 소식을 발표하여서는 아니되며, 이러한 행위는 투자계약 성격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III. 국내 기준 및 사업자에 대한 시사점

이번 공동지침은 미국 증권법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한 것으로서, 국내에서 사용되는 토큰의 증권성 판단 기준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다만 글로벌 규제 흐름을 보여주는 비교법적 참고자료로서 의미가 크기에, 국내 기준 및 사업자에게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1. 국내 증권성 판단 기준의 재검토

현재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토큰의 증권성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가상자산 금융투자상품 판단 가이드라인」은 SEC의 2019년 실무지침(Howey Test)을 참고하여 제정된 것인데, 투자계약증권 판단 기준에 있어 스테이킹과 에어드랍 관련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동지침이 Howey Test를 암호자산에 구체적으로 적용하여 풍부한 사례를 제시한 만큼, 향후 국내에서도 토큰의 증권성을 판단함에 있어 이번 유권해석을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이번 공동지침은 토큰의 증권성이 시간 경과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분리(Separation)' 이론을 수용하고 있는데, 국내 증권성 판단 기준은 토큰 발행 후 사정 변경에 따라 증권성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을 예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향후에는 국내에서도 이러한 동적 판단 기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 이번 공동지침으로 해결되지 않은 영역에 대한 검토

이번 공동지침이 암호자산의 유형 및 관련 행위별로 구체적이고 명확한 증권성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여기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영역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예컨대, 제시된 5개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하이브리드 토큰이라든지, 스테이킹 대가로 받은 토큰을 다시 스테이킹하는 재스테이킹(restaking), 토큰을 이용한 대출 및 차입행위, 블록체인 간 토큰의 아토믹 스왑, 토큰의 혼합 배포 모델(일부는 판매하고 일부는 에어드롭)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증권성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한, SEC가 제시한 기준을 우회하는 시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번 공동지침으로 인해 해결되지 않은 영역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3. 사업자 및 이용자 유의사항

이번 공동지침이 국내 사업자에게 직접 적용되지는 않으나, 실무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한 중요성을 갖습니다. 토큰의 발행지와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의 토큰이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거나 미국 시장을 포함하여 발행 및 유통되므로, 국내에서 토큰을 발행 및 배포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사후적으로 미국 규제당국의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발행을 위해 토큰 구조를 설계하는 단계 뿐 아니라 발행인 등이 이를 대중에게 배포하는 단계에 있어서도 이번 공동지침에 따른 증권성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법상 증권에 해당하게 되면 공시 규제 위반 뿐 아니라 미국 증권법상 사기방지 규정에 따른 집행도 가능하게 되어 상당한 규제 리스크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울러, 국내 금융당국 및 가상자산 업계가 이번 공동지침을 국내의 기존 증권성 판단 가이드라인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도 주의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지원 심사 등 토큰의 증권성 판단이 문제되는 경우 이번 공동지침의 해석례에 따라 기존과는 일부 달라진 해석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기존에 거래되던 토큰의 거래지원 유지 여부 및 향후 신규 토큰의 거래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번 공동지침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 경우 언제든지 저희 법무법인 태평양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라며, 저희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고의 전문성으로 성의를 다하여 고객들의 곁을 지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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