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들어가며
2026. 3. 12. 한국에너지공단 주관으로 「재생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보급제도 개편 방향」 입법 토론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1. 8. 발의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ㆍ이용ㆍ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김정호 의원 대표 발의, 이하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기존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의 일몰과 향후 도입될 정부 주도의 경쟁입찰제 등 보급제도의 전면적인 개편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II.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 주요내용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은 신·재생에너지 보급환경의 변화와 함께 공급인증서(REC)의 가격 변동성이 커서 RPS의 체계적인 관리에 어려움이 있고, 특히 현물시장 공급인증서 가격이 상승하여 기업의 경쟁력 저하와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을 개선하기 위해 발의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발전사업자·공공기관 등에 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설정 및 관리하도록 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자에게 의무적으로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도록 하며, 보급의무대상자 등에게 재생에너지 보급목표 및 보급의무를 기준금액 납부 또는 면제를 통하여 대체 이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 중심의 재생에너지 계약시장제도의 도입으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재생에너지 보급을 달성하고 탄소중립 이행 목표 달성에 기여하려는 취지입니다.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계약시장제도(입찰) 도입 및 구매계약(제12조의14 신설)
정부는 전력수급기본계획 전망 및 RE100(PPA) 수요 등을 고려하여 입찰 용량(설비용량)을 산정하고, 한국전력공사 및 구역전기사업자 등 구매계약자는 낙찰된 발전설비의 생산전력에 대해 구매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여 기존 RPS 공급의무제의 한계를 개선합니다.
2. 소규모 설비 보호(제12조의14 제3항 신설)
현행법상 소규모 설비에 대한 별도 지원 근거가 미비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계약시장제도(입찰) 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하 설비를 위한 별도 경로를 마련합니다.
3. 공공기관 사업 추진 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제12조의17 신설)
보급의무자 또는 보급목표 관리 대상인 공공기관의 장이 의무 및 목표 이행을 위해 신속한 사업 추진이 필요한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여 사업의 적시성을 확보합니다.
4. '발전정보 인증서' 체계로의 전환(제12조의21 신설)
기존의 공급인증서(REC)를 '발전정보 인증서'로 명칭을 변경합니다. 이는 과거 유가증권 성격의 거래 가능 자산에서 탈피하여, 단순 발전정보 제공 및 RE100 이행·지자체 재생에너지 사업 증빙 등 정책적 지원 용도로만 활용(거래 불가)하도록 그 성격을 재정의하는 것입니다.
5. 기존 사업자 보호 및 현물시장 설비의 전환 유도(제12조의5 개정 및 부칙 신설)
제도 개편 과정에서 기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공급의무자의 임의적인 계약 해지를 방지하는 경과 규정을 둡니다. 동시에 하위 법령 개정을 통해 현행 현물시장에 참여 중인 설비들이 PPA나 장기계약 체계로 안정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입니다.
III. 보급제도 개편 세부방향(안) 및 향후계획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제도 개편 및 법 개정방향에 관하여 발제하였고, 특히 보급제도 개편 세부방향(안)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용량 단위 계약시장제도 일원화 및 2030 국가 목표 달성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달성을 목표로, 향후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진입 경로를 정부 주도의 계약시장제도(입찰)로 단일화할 계획입니다. 입찰 용량은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국가 보급 목표에 맞추어 에너지원별로 공고됩니다.
2. 경쟁입찰 운영을 통한 비용 효율화 및 산업 육성
에너지원별 유효 경쟁률을 확보하여 매년 상한가와 용량을 공고하되, 가격 외에 국내 산업 및 공급망 기여도를 평가항목에 반영하여 산업 육성을 유도합니다. 낙찰 사업자는 한국전력공사와 장기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금융권 PF 금리 하락 및 총비용 감소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3. 소규모 사업자 전용 시장 마련 및 참여 지원
소규모 사업자의 안정적인 시장 참여를 위해 용량 기준을 기존 100kW에서 1MW 미만 수준으로 확대하고, 사업 유형별 맞춤형 트랙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4. 설비용량 단위 의무 부과 및 직접 지분 투자 유도
국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공공 발전사(8개)를 보급의무자로, 민간 발전사(21개)를 목표관리대상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행 실적은 직접 지분 투자를 통한 경우에 한해 인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공공성을 강화하되, 제도 개편 초기임을 고려하여 3~5년의 실적 점검 기간을 두는 등 유연성을 부여할 방침입니다.
5. RPS 제도의 단계적 일몰 및 현물시장 폐지
신규 REC 발급은 2026년 말 폐지하되 기존 사업자에게는 발급을 지속하여 시장 혼란을 최소화합니다. 특히 변동성이 컸던 현물시장은 2~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PPA(직접전력거래) 체결이나 고정가격 계약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별도 전환시장을 거쳐 최종적으로 폐지하는 질서 있는 퇴장을 추진합니다.
한편, 한국에너지공단은 2026년 상반기까지 법 개정안 통과 및 하위 법령 마련이 마무리되고, 하반기 중 세부 개편방안 발표와 관련 시스템 구축을 거쳐 2027년부터 계약시장제도가 본격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아울러 한국에너지공단 재생에너지센터가 전담 관리기관으로서 정부 및 국회와 협력해 제도 설계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IV. 각계 의견
이 날 토론회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 발전공기업, 민간기업, 학계, 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등에서 여러 패널이 참여하였고 재생에너지 개편방향에 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패널들은 기존 RPS 사업자의 신뢰 보호와 현물시장의 질서 있는 전환, 그리고 시장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하위 법령의 조속한 마련 필요성 등 다양한 이슈에 관하여 토론하였습니다. 특히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규제에 따른 투자 자원의 한계와 재생에너지 개발의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이행 목표 설정 및 달성에 대한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민간기업 관계자는 제도 전환기 동안의 이행 수단 공백과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하며 예측 가능한 사업 환경 조성을 위해 미이행 페널티 등 세부 기준의 명확한 정립을 요청하였습니다. 또한, 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관계자는 입찰제가 대형 자본 중심으로 흘러가 소규모 사업자가 소외되고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을 지적하며 정보 취약 사업자를 위한 인센티브 등 실질적인 보호 대책을 촉구하였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개편은 재생에너지 단가를 낮추고 시장 파이를 키워 발전사업자와 소비자 모두가 효용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라며, 토론회에서 제시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여 하위 법령을 세밀하게 설계하고, 정책 설명회 등을 통해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발언하였습니다.
V. 시사점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은 RPS에서 정부 주도 계약시장으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예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입찰 기준과 물량 산정 등 핵심 실무 사항이 하위 법령에 대거 위임되어 있어 실제 제도 시행 전까지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특히 발전사업자의 이행 부담 완화와 소규모 사업자 보호 대책 등 이해관계자별 쟁점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논리 마련이 필요한바, 2027년 본격 시행에 앞서 구체적인 제도 설계가 마무리되는 금년 한 해는 업계의 실무적 요구사항을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하는 핵심적인 시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7년부터는 새로운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보급의무자로 지정될 것이 예상되는 공공발전사와 목표관리대상자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민간발전사업자는 각 사에게 어느 이행방안이 유리한 지에 대해 사전 검토를 통해 미리 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입찰시장에서 낙찰받기 위해서는 정부의 평가기준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가격요소인 발전원가 절감 방안, 비가격요소로 예상되는 국산기자재 사용과 같은 산업경제효과 및 공급망안정화효과, 계통수용성 및 지역수용성 등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