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공익활동위원회(이하 “태평양”)와 재단법인 동천(이하 “동천”)은 「밥퍼」라는 명칭으로 무료급식 제공사업을 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다일복지재단을 대리하여 동대문구청의 시정명령(철거명령) 및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최종 승소하였습니다.
I. 사안의 개요
이 사건 원고는 노인무료급식사업, 재가노인지원사업 등을 영위하는 비영리법인인 사회복지법인 다일복지재단으로 1988년부터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 부근에서 「밥퍼」라는 명칭으로 무료급식 제공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2011년경 서울시가 축조한 건물(이하 “기존시설”)에서 계속하여 무료급식 제공사업을 해오다가 2021년 6월경 기존시설의 좌∙우측에 신규시설을 증축하는 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동대문구청은 위 증축 부분이 무허가 건축물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자진철거를 명하는 시정명령과 시정명령 불이행을 이유로 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제1심 재판부는 2024년 12월 원고가 신규시설 증축을 추진할 당시 동대문구가 별도의 신고나 허가 없이 증축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견해를 반복적으로 표명하였고 원고도 이러한 견해를 신뢰하였다고 인정하면서 피고의 시정명령은 신뢰보호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의 한계를 넘거나 그 남용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원고가 피고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행강제금의 부과처분도 그 처분사유를 갖추지 못하여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4. 12. 12. 선고 2023구합50219 판결).
이어 항소심 재판부는 제1심 재판부의 사실인정과 판단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면서 신규시설의 적법성이나 안전 등의 문제는 전임 구청장 재직 시에 이루어진 조치나 견해에 대한 신뢰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결하여야 하고, 단순 철거로 신규시설의 위법 책임을 전적으로 원고에게 지우는 것은 형평의 원칙과 법치행정의 원리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고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5. 12. 18. 선고 2024누74801 판결).
이후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에 대하여 심리불속행기각 판결을 하였습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6두30216).
II. BKL의 대응
태평양과 동천은 프로보노(Pro Bono) 방식으로 제1심부터 상고심까지 원고를 대리하였습니다. 태평양과 동천은 치밀한 증거 분석과 증인신문, 현장검증, 사실조회신청 등 적극적인 소송 수행을 통하여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규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건축법의 법리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검토와 분석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칫 원고에게 억울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건을 바로잡아 제1심, 항소심, 상고심 모두에서 승소 판결을 이끌어내었습니다.
III. 법원의 판단
항소심 판결의 주요 판시는 아래와 같습니다(대법원 심리불속행기각).
- 이 사건 기존시설이 축조되었을 무렵부터 관할 행정청인 피고와 그 소유자인 서울시는 이를 가설건축물로 취급∙관리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항소심 재판부의 현장검증 결과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기존시설 및 신규시설은 가설건축물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 다만 이 사건 기존시설 및 신규시설이 가설건축물이 아니라 건축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건축물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의 핵심 쟁점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피고가 원고에게 별도의 신고나 허가 없이도 이 사건 신규시설을 증축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반복적으로 표명하였고, 원고가 그러한 견해 표명을 신뢰하여 이 사건 신규시설의 중축에 나아간 데에 별다른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견해 표명에 반하는 시정명령은 신뢰보호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위법하다.
-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공적 견해표명의 정당성 또는 존속성에 대한 국민의 보호가치 있는 신뢰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보호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시정명령(철거명령)과 같이 침익적 성격이 큰 처분과 관련하여서는 그와 같은 신뢰보호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 그런데 이 사건 신규시설의 증축에 관한 피고의 견해가 전면적으로 변경됨에 따라 원고가 적법하리라고 신뢰하고 증축한 이 사건 신규시설을 철거하여야 하는 결과가 초래되었는데, 그와 같은 견해의 변경은 원고의 사업을 지원하였던 전임 동대문구청장의 임기가 만료된 후 그와 견해를 달리하는 후임 동대문구청장이 취임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그 외에 납득할 만한 객관적 사정을 찾기 어렵다.
- 이 사건 기존시설은 서울시 소유의 공유시설이자 공용건축물에 해당하므로, 건축법 제29조에 따라 서울시와 피고의 협의만 있다면 별도의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등의 절차 없이도 적법하게 이를 증축할 수 있다. 따라서 서울시가 이 사건 기존시설의 법적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면 서울시나 원고가 의도한 대로 피고와의 협의를 통해 이 사건 신규시설을 충분히 증축할 수도 있었다.
IV. 시사점
이 사건 판결은 원고가 30년 이상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면서 공공부문이 마땅히 책임져야 할 복지사업을 수행하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신규시설 증축과 관련하여 신뢰를 형성해놓고도 무허가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시정명령 및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행정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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